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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철수 “결국 나와 문재인 대결 될 것…선택받을 자신 있다”

등록 2017-01-04 22:54수정 2017-01-04 23:54

페이스북에 ‘칩거 아닌 숙고의 시간’ 글 올려
“다음 정권 책임질 정당, 민주당·국민의당 밖에 없어”
‘비박계·반기문 연대설’ 선긋고 결선투표제 도입 강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국민의당 원내대표 선거 이후 공식적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안철수 전 대표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문제를 비롯해 새누리당 출신 비박계와의 연대 여부, 결선투표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칩거 아닌 숙고의 시간 동안” 정리한 생각들을 풀어놓았다.

안 전 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신이 지지했던 김성식 의원이 호남 4선 중진인 주승용 의원에게 큰 표차로 패하자 칩거에 들어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칩거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그동안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 여러가지 말씀들을 나누고 의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팽목항을 찾았던 것을 언급하며 “정치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준 곳이어서 다시 생각을 정리하고 초심을 다잡기 위해서 다녀왔다”고 적었다.

그는 원내대표 경선 때 자신이 김성식 의원을 밀었던 데 대해 “굳이 (주승용 의원과의 사이에서) 선택을 하자면 저는 김성식 의원이 이 국면에서는 더 역할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며 “지금은 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234명 중에서 180명만 동의하면 이제는 어떤 개혁법안도 국회선진화법의 제약을 넘어서 관철할 수가 있는 시기 아니냐. 그래서 저는 지금이야말로 개혁입법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정책전문가가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의원이 결국 주 의원에게 패함으로써 “(국민의당이) 일부에서 정치적으로 주장을 했었던 안철수 사당이 아니었다는 게 증명된 결과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주승용 원내대표 등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번져가는 ‘비박계·반기문 연대설’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스스로 우리 당과 우리 여러 대선후보들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가 무엇을 하겠다고 일관되게 밀고 나가면 결국은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 “한나라당 세력의 확장을 반대한다”고 밝히며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한 것, 2012년 대선 때 후보 단일화에 응했던 것을 언급하며 “저는 그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새누리당과 실제로 싸워온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4·13총선 때 호남은 호남 후보자들에게 맡기고, 저는 전국적으로 유세를 다니면서 새누리당의 과반을 무너뜨리겠다고 했다. 그 결과 국민의당은 민주당보다 더 높은 전국 지지율을 얻었다. 정치인과 정당은 민심에 역행하면 안된다라는 교훈을 저 스스로도 얻고 확인할 수 있었던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의 의미는 ‘반보수, 반부패기득권과의 전선’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제 다음 정권은 보수세력이 맡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이 갈라지기는 했습니다만 친박도 비박도 어느 쪽도 다음 정권을 맡을 자격이 없고, 더 나아가면 대통령 후보를 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게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보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정권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 정당은 결국 민주당과 국민의당 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반기문 전 총장께서도 정치를 하실 확률이 반반 정도로 보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만약에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제일 유력한 후보이고, 그리고 또 만약에 제가 노력해서 인정받아서 국민의당 후보가 된다면 결국은 문재인 전 대표와 저의 대결이 될 거라고 저는 보고 있다. 그러면 국민들은 과연 누가 더 정직하고, 그리고 또 누가 더 능력이 있고, 즉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냈는지, 그리고 또 누가 책임져왔는지 그런 기준으로 판단할 거라고 본다. 그러면 저는 선택받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이야말로 개혁법안들을 통과시킬 수 있는 골든 타임”이라면서 “지금 대선 이전에 할 수 있는 개혁들을 하자는 개혁세력과 나중에 하자라고 주장하는 수구의 대결로 나뉠 것이라고 본다. 천만 촛불의 빛 아래서 누가 어느 편인지가 명백하게 나타나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했었던 의학 및 생명공학 분야, 그리고 또 교육현장, IT과학기술 현장, 경영인으로서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일했던 것들이 국회에서 입법 활동할 때 정말로 큰 도움이 되는 걸 깨달았다. 이런 부분들을 더욱 발전시켜 국가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주장해왔던 결선투표제 도입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라면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압박했다. 그는 “결선투표제가 없는 상태에서는 정치인들에 의한 연대가 시도되지만, 결선투표제가 되면 국민에 의한 연대가 실현될 수 있다”며 “이런 당위론에 대해서 문 전 대표도 동의한 바 있다. 이게 필요하다는 데 모두 동의가 됐으면 여러가지 어려움을 뚫고도 관철해야 되는 게 정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초 여론조사를 보면 저는 지금 2등 안에 안 든다. 유불리를 따져서 주장하는 게 아니다. 유불리 따지기 전에 이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주장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그리워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유불리 생각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고 결단했기 때문 아니겠느냐. 저는 지금이야말로 그래야 한다고 본다. 유불리 생각하지 말고 지금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를 둘러보기 위해 5일 출국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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