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도중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완전한 형태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어떤 분들이 함께 국정을 수행하게 될지에 대한 부분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며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적절한 시기에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의 경우) 당선증을 교부받으면 곧바로 직무수행을 해야 하는 만큼 후보와 정당간 협의를 거쳐 어떤 내각을 구성할지에 대한 로드맵을 사전에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임기 개시와 더불어 바로 총리가 지명돼야 하고 총리의 제청에 의해 내각 구성에 들어가야 한다. 국회와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탄핵 국면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선 이슈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자제해온 문 전 대표가 섀도 캐비닛 구상을 밝힌 것은, ‘준비된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4년 전엔 투표일 이튿날 아침 9시47분에 박근혜 후보가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이후부터 2013년 2월25일 취임 때까지 당선인 신분으로 인수위를 꾸려 준비할 시간이 있었지만, 이번엔 당선증을 받는 순간 바로 대통령이 된다”며 “선거를 준비하면서부터 정교한 정책 로드맵과 구체적인 인선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인수위가 정권의 성패를 가른다고 하는데, 이번엔 인수위를 따로 꾸릴 수 없으니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을 중심으로 정부구조개혁, 공기업개혁 등 앞으로 정권을 잡으면 해야 할 구체적인 작업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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