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소장 윤건영) 홈페이지의 ‘정책거래소’ - ‘굿 아이디어(good idea)’코너.
한나라당 “아이디어 주시면 돈을 드립니다!” 한나라당의 금권정치 시도인가? 네티즌에게 다가가려는 디지털정당으로의 변화시도인가?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소장 윤건영)는 최근 연구소 홈페이지에 ‘정책거래소’ - ‘굿 아이디어(good idea)’라는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운영에 들어갔다. 네티즌의 참신한 정책 건의를 받아들이겠다는 게 목적이지만 훌륭한 정책을 제안자에게 상금을 지급한다는 것 때문에 논란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여의도연구소는 정치, 경제, 사회, 통일외교 등 4개 분야에서 공모된 제안 중 네티즌의 평가(40%)와 연구소 자체평가(60%)를 거쳐 ‘굿 아이디어’로 채택될 경우 1등에게는 10만원, 2등 5만원, 3등 3만원, 4등 2만원의 상금을 수여키로 했다. 단, 여의도연구소는 ‘돈으로 아이디어를 산다’는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선정된 네티즌의 포상금은 여의도연구소에서 후원하는 단체 중 제안자가 지정하는 단체에 제안자 이름으로 기부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에도 네티즌을 상대로 ‘당명 공모’를 하면서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엠피쓰리 플레이어, 싸이월드 도토리 100개 등 푸짐한 경품을 내걸었고, 네티즌의 관심을 불러모은 바 있다. ◇ ‘돈으로 넷심이 잡힐까?’ “돈으로 넷심을 잡으려는 의도냐?”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을 상대로 경품을 내건 한나라당의 공모 행사는 디지털정당으로의 변신을 위한 한나라당의 노력으로 풀이된다. 2002년 대선 이후 네티즌의 위력을 실감한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디지털정당’으로의 변신을 꾀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3년 7월 최병렬 대표체제 출범 직후 사이버정당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으나 흐지부지됐다. 지난해 4월에도 디지털정당 선포식을 갖고 △첨단 IT시스템 도입으로 과학적 민의수렴 △인터넷 전자투표, 당원 인터라넷을 통한 의사결정의 민주화 △시민단체와의 디지털 정책 네트워크 구축 등 디지털정당 5대 목표를 발표했다. 온라인 민원을 60분내에 회신하고, 국고보조금 사용내역을 인터넷에 공개키로 하는 등 디지털 정당을 향한 10가지 실천 약속도 내놓았다. 당시 박근혜 대표는 “한나라당 홈페이지뿐 아니라 각종 포털사이트, 인터넷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국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정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네티즌들 “불법대선자금이나 국고 반환해라!” 하지만 이를 보는 네티즌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인터넷한겨레> 한토마 논객 ‘바보로’는 “한나라당 - 아직 차떼기 돈 남아있군. 돈이 쌓여 있나? 아이디어보다는 양심을 갖고 생각해 봐라”고 꼬집었다. <인터넷한겨레> 한토마 논객 ‘도끼눈’은 “참신한 아이디어 주면 포상금 주겠다? 차라리 1등 과자, 2등 사탕, 3등 껌으로 바꿔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글을 올린 네티즌 ‘흥’은 “여의도연구소가 후원하는 곳에 포상금을 후원한다는 건 자기 주머니에서 돈 나오는 것처럼 하고 도로 자기 주머니에 넣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궁금해’는 “당사 팔고, 연수원 국고 헌납하는 조건으로 검찰과 사용처 조사하지 않기로 한 것 기억하고 있는데, 왜 아직까지 국고헌남 안하냐”며 “쌩까고 있으면 국민이 금붕어라 넘어갈 것 같더냐? 차떼기, 책떼기 한 불법대선자금 빨리 반환하라”고 글을 남겼다.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여의도연구소는 “수권정당화를 위해 정치, 경제, 통일·외교, 사회·복지 등 각 분야에 대한 국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수혈받아 선진화 비전 각론에 반영,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컨텐츠를 보강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정책거래소’에는 “각 지자체와 기업 내에 보육시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임부부의 치료비를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인터넷 교육을 통해 군대를 대학화해야 한다” 등 31일 현재 70여개의 아이디어가 올라와 있는 상태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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