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한아무개씨는 지난해 1380회나 변호인 접견을 했다. 변호인을 만날 수 없는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하루에 4번 이상 감방을 나와 접견실에 머문 셈이다. 전국 구치소·교도소 수감자 중 가장 많았다. 그의 변호인 접견은 해마다 전국 톱5 안에 들었다. 2014년 887회(2위), 2013년 1143회(5위)나 접견을 했다. 한씨는 올해 들어서도 지난 8월까지 692회(2위)나 변호인 접견실을 이용했다.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주광덕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구치소 및 교도소 수감자의 변호인 접견 상위 10명’ 자료를 보면, 한씨의 지난해 1308회 변호인 접견은 연간 1인당 평균 접견 횟수인 6.82회의 192배에 달한다.
최근 3년(2013~2015년)간 변호인 접견이 가장 많았던 수감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주아무개씨로, 무려 5050회에 달했다. 하루 평균 5차례나 접견실을 들락날락한 셈이다. 2014년에만 2143회나 변호인 접견실을 차지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변호인 접견 상위 10명의 죄명은 횡령(4명), 사기(4명), 공갈(1명), 배임(1명)이다. 지난해에는 횡령(4명), 사기(3명), 근로기준법 위반(1명), 폭력(1명), 배임(1명), 2014년에는 횡령(7명), 배임(2명), 자본시장법 위반(1명), 2013년에는 횡령(4명), 배임(3명), 사기(1명), 자본시장법 위반(1명), 사문서위조(1명)였다.
주광덕 의원은 “변호인 접견실 이용 횟수가 많은 수감자의 대부분은 경제사범으로 돈 많은 기업인들로 예상된다. 일반인 변호인 접견실 평균 이용 횟수가 연간 7회 수준인 것에 견주면 이들이 연간 1천회씩 이용하는 것은 분명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법무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변호인 접견실 사유화’를 막을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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