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새누리당 의원인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30일 당론에서 벗어나 이틀째 국방위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것을 놓고 여당 내에서 “징계해야 한다”, “징계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부딪치고 있다.

친박근혜계 핵심인 김태흠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영우 위원장은 해당 행위다. 소신도 중요하지만, 자기 소신을 좇으려면 탈당해서 무소속해야 한다. 징계 절차를 밟자는 의원들이 거의 다수”라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은 “(국회의원은) 독립된 헌법기관이지만 정당이라는 것은 의사결사체다. 혼자만 그런 문제(국감 참여)에 대해 고민하는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개인적 소신만 좇으려면 탈당해서 무소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 자기 의견을 밝힐 수 있지만 이렇게 행동으로 나가는 부분들은 해당 행위”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국감 복귀는) 순수성이 떨어진다.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감 조기 복귀를 주장하는 나경원 의원은 <와이티엔> 라디오에서 “제가 국방위원장이었다면 그렇게 전격적으로 국감을 진행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당이 그걸 가지고 징계한다고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양심에 따라 직무를 하는 것이다. 소신과 양심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징계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국방위원장 논리로 보면 전쟁이 나도 국방위원회는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이날 서울대에서 한 특강에서 이와 관련한 학생의 질문이 나오자 “북핵과 지진, 경제난에 집권당이 국감을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영우 의원의 뜻은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 당헌·당규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 개인 생각이다. 당이 막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지도부에게 국방위는 국감 참석을 예외적으로 허용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하 의원은 “새누리당은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안보 정당이다. 국방위 국감은 처음부터 예외적으로 허용해서 안보 문제는 초당적 입장을 견지한다는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 이미 국방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나머지 국방위원들도 국감 참석을 허용해 지금이라도 정상화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태흠 의원이 소신과 양심을 지키고 국정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같은 당 김영우 국방위원장을 ‘순수성이 떨어지고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탈‘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이 국정감사를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는데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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