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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세균 ‘맨입 발언’ 공방…협상 촉구였나, 중립 위반인가

등록 2016-09-26 22:53수정 2016-09-27 11:40

정 의장 쪽 “해임안 표결 안타까움 표현
방미 과정서 여야에 협의 요청”
새누리 “야당 입장 강요한 게 중재냐”

여야3당 원내내표들 미국 방문 때
세월호·어버이연합과 해임안 ‘딜’ 모색
정진석 거부로 협상 결렬된 듯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기간 보장) 아니면 어버이연합(청문회) 둘 중에 하나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새누리당이) 안 내놔. 그러니까 그냥 맨입으로는 안 되는 거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처리된 24일 0시 무렵,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마이크가 켜진 걸 모르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새누리당은 26일 국회 홈페이지 영상회의록에 녹음된 형태로 공개된 이 대화 내용을 들고, 정 의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잃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장의 ‘맨입 발언’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일까.

국회의장실과 여야 3당 원내대표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 의장의 이 발언은 지난 12~18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 중 서로 주고 받았던 얘기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대변인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이 대화 내용은 의장의 노력에도 불구, 여야간 협상과 타협이 이뤄지지 않고 해임건의안이 표결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며 “정 의장은 방미 과정에서도 여야 원내대표에게 협의 노력을 계속했고 해임건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의결 당일까지도 지속적으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의 말대로 실제로 방미 과정에서 이런 ‘협의’가 있었다는 것은 여야 3당 원내대표 모두가 시인하고 있다. 다만 야당 쪽에선 이를 정 의장의 ‘중재’로 받아들이는 반면, 여당 쪽에선 일방적으로 야당 입장을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미국 방문했을 때, 또 얼마 전 여야 원내대표를 의장이 불러서 (정세균 의장이) ‘그거 해임건의안 꼭 해야 되냐. 이거 시끄러워질 텐데 세월호나 어버이연합 같은 거 하나 받고 협치를 좀 하지’ 그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한겨레>와 만나 “미국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세월호 특조위 기한 연장과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철회를 맞바꾸자고 했더니 ‘세월호는 청와대에서 반대하기 때문에 절대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 어버이연합 청문회를 얘기했더니 정 원내대표가 이에 대해선 포지티브(긍정적)한 반응을 보이길래, 우 원내대표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며 두 사람이 (18일) 같은 비행기로 귀국하니 잘 얘기해보라’고 내가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우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의 말을 듣고 정진석 원내대표랑 얘기했지만 정 원내대표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정 원내대표는 김 장관 해임건의안의 통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진지하게 협상하지 않았고, 해임건의안이 제출되고도 국민의당이 당론으로 참여하지 않으니 방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총에서 “미국 방문 내내 정세균 의장과 박지원·우상호 원내대표가 짠 것처럼 어버이연합 청문회와 세월호를 받으라고 했다”며 “(이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야당 입장을 강요하는 게 무슨 중재냐”고 반박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야당에 국감 일정을 2~3일 연기할 것을 제안하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중재에 나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한때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새누리당이 강경 일변도로 나서자, 야당만의 ‘반쪽 국감’이라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돌아섰다.

이정애 송경화 엄지원 기자 hongbyul@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34_‘친구 없는 사람’의 ‘동네 친구’,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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