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정부질문 첫날 집중포화
“민정수석 유지 땐 수사결과 못믿어”
황 총리 “검사가 영향받지 않을 것”
“민정수석 유지 땐 수사결과 못믿어”
황 총리 “검사가 영향받지 않을 것”
국회의 대정부질문 첫날인 20일 야당 의원들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현직을 유지한 채 검찰의 수사를 받는 상황을 ‘국정문란’으로 규정하며 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 수석 수사나 사퇴와 관련해 종일 침묵했다.
야당의 첫 질문자로 나선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주변에 불미스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국기문란’이라는 권위주의적 언어를 동원해 사태를 호도해 왔지만, 진짜 문제는 온 국민의 눈에 보이는 ‘국정문란’”이라며 “그 중심에 우병우 민정수석이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원 의원은 이어 “검찰을 컨트롤하는 위치에 있는 권력 실세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받는 일이 세상 어느 나라에 존재하냐”면서 “(우 수석을 수사 의뢰한) 특별감찰관의 사무실을 낱낱이 털어 압수해 간 검찰이 우 수석의 집과 사무실은 문고리조차 잡아보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답변에 나선 황교안 국무총리는 “검찰 수사가 쉽지 않겠다는 우려는 이해한다.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고검장이 (지휘를) 맡았으니 수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이 “국민들은 우 수석에 대해 어떤 수사 결과가 나와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거듭 사퇴를 촉구하자, 황 총리는 “검사가 수석에게 영향을 받고 그런 것은 제 경험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맞섰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3년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총리가 채 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를 했던 점을 예로 들며 정부의 ‘무원칙’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의혹 제기만으로는 물러나지 않은 것이 대통령의 인사원칙이라는데, 채 총장 때는 왜 그랬냐”면서 “똑같이 <조선일보> 보도로 불거진 (채 총장 의혹) 감찰 지시는 1주일 만에, (우병우 수석 의혹) 수사는 37일 만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운털은 찍어내고 이쁜털은 보호하는 것이 인사원칙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황 총리는 “두 사안은 전혀 다르다. 감찰 지시는 검찰총장 지휘권이 있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한 것이고, 우 수석은 민정수석이라 제가 관할하는 공직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 나선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김현웅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의혹에 대한 철저 수사를 주문했다. 김 의원은 “항간에선 우병우 사건을 물타기 하기 위해 송희영 사건이 나왔다고 하는데 이는 천만의 말씀”이라며 “제트 전세기, 초호화 요트, 일등석 항공권 등 접대를 받고 우호적인 글을 썼고, 형·조카 등 친인척 채용 비리까지 불거지고 있다. 적극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석진환 윤형중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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