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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재오, 박근혜 대표에 ‘화해의 손’

등록 2005-11-01 11:16수정 2005-11-01 11:31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 / 김경호 기자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 / 김경호 기자
한나라당 내부에서 대표적인 `반박(.반박근혜) 인사'로 꼽혀온 이재오 의원이 1일 박근혜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이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한강에서 박근혜 대표와 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인간적으로 어느 누구도 미워한 적이 없다"면서 "박 대표도 자연인으로서 미워해본 적 없고, 인간적으로 싫어해 본 적도 없다"고 적었다.

박 대표에 대해 "헌신적으로 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또 박 대표와 자신의 관계와 관련, "한나라당 3선 의원이고 경북이 고향이라는 점은 같지만 성장과정이 다르고, 청년시절의 경험이 다르고 역사를 보는 눈, 세계관, 철학 등 따져보면 다른 점이 더 많다"면서도 "한나라당이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는 시대적 당위에 대해선 차이가 없다"고 `공동목표'를 추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에서 작은 차이를 키울 것이 아니라 같은 점을 보다 더 크게 해야 한다"면서 "차이가 있는 사람일수록, 다른 점이 많은 사람일수록 당이라는 강물 속에 하나가 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의원이 이 같은 글을 올린 시기가 10.26 재선거에서 박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 이른바 박풍의 위력이 재확인되고 오는 3일 자신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사실상 선언하는 출판기념회를 앞둔 때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유신 치하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구속돼 옥고를 치른 바 있는 이 의원은 작년 7월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독재자의 딸이 당 대표가 되면 개인은 영광이겠지만 한나라당과 야당은 망한다"고 박 대표를 공격하는 등 상당 부분 박 대표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해왔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 한강에서 박근혜대표와 나

일출직전의 한강은 고요하다.
일출직전의 한강은 아름답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한강을 나는 자주 나간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하고, 인라인을 타고 넘어지기도 하고, 그리고 가장 즐겨 하는 것은 10Km 달리기이다.

지난번 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청계천 마라톤에서 나는 10Km를 54분 51초에 달렸다. 내 나이로서는 30대 체력과 같다고 주위에서 야단이었다.

한강에서 나는 역사를 만나고, 문화를 만나고, 자연을 만나고, 인간을 만난다. 600년의 수도서울의 역사, 반만년을 이어오는 내 나라의 역사, 그리고 삶과 회환과 죽음을 보았고 좌절과 희망도 보았다. 나는 64년 중앙대학교에 입학하면서 학창시절을 한강을 넘나들면서 보냈고 한.일회담 반대 학생운동시절 한강을 헤엄쳐 건너기도 하고, 시위진압경찰에 쫓겨 명수대 조각배 고기잡이를 하는 이름없는 낯선 집에서 숨어 지내기도 하고, 한강을 건너 삼각지를 지나 시청앞을 거쳐 중앙청 앞까지 진출했던 굴욕적인 한일회담반대 학생운동시절, 한강은 나의 전부였다. 아차산을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해를 보고 가슴이 울렁거렸고, 서해 바다에 떨어지는 붉은해, 붉은 노을을 보면서 너무도 아름다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제 한강을 흐르는 강으로 둘 것이 아니라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는 생명의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

유적복원을 통한 역사의강으로

나는 우선 한강을 역사의 강으로 만들고 싶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한강에 걸쳐있는 24개의 다리에 역사의 현장을 복원해야한다. 한강 좌우에 흩어져 있는 37개의 유적을 복원하고 13개의 나루터를 살려내야 한다.

북한강 상류에서, 임진강과 서해가 맞물리는 하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역사 유적을 복원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삶속에 우리의 역사가 한강에서 체화되어야 한다.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가 싸웠던 아차산과 하남을 잇는 강변, 행주산성에서 임진왜란을 막았던 우리의 선조들의 얼을 복원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역사가 우리의 삶속에서 유유한 한강처럼 흘러내려야 한다.

축제가 있는 문화의 강

다음으로 한강을 문화의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 유채꽃 피는 5월, 진달래가 우리의 산하를 덮는 진한 5월, 우리나라의 모든 축제를 한달간 한강에서 벌려야 한다. 한국하면 한강, 한강하면 5월 문화 대축제 이것이 세계적 문화관광 상품이 되어야 한다. 한강의 야경을 예술화 하고, 한강양안에 조명을 환상적으로 바꾸고, 밤과 낮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의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리마다 각각 다른 조명으로 관광화 하고, 600년 서울의 문화를 한강변에서 재현해야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을 할 것 없이 손에 손잡고 한강에서 어울어지는 문화의 강으로 한강을 만들고 싶다.

곡식과 꽃들이 우거진 자연의 강으로

그다음으로 한강을 자연의 강으로 복원해야 한다. 한강 좌우에 있는 모든 시멘트 블록을 해체하고 생태블럭으로 대체하고, 상류에 댐을 건설하여 수위를 조절하여 사시사철 큰 배, 작은 배등이 쉴 사이 없이 한강을 넘나들게 하고 강변에 크고 오래된 나무 숲을 가꾸어야 한다. 오래된 금강송이 우거진 한강변을 생각해 보라, 가슴이 뛰지 않는가.

한국의 모든곡식, 모든 꽃들이 우거진 한강변을 달린다고 생각해보라, 가슴이 쿵쾅거리지 않는가. 그리고 한강 양 대로를 가능한 선에서 지하화 하고 사람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서울숲에서 강남으로 넘어가는 보행대교, 중랑천, 청계천, 한강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중랑천을 준설해서 배를 띄우고 홍제천 불광천은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흘러내려야 한다. 그리고 서울을 산을 통해 한 바퀴 돌도록 청계산-관악산-한강보행교-망우성-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한강대교-봉화산-청계산으로 잇는 대규모의 등산로를 개설해야 한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다.

문화의 세기에 맞는 수도서울은 개발의 도시에서 인간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옛 서울의 모습을 복원하고, 사대문과 사소문을 복원하여 그것을 밸트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 수도 서울을 「가정같은 사회, 내집같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그 모든 것이 한강에서 시작해야 한다. 한강을 한국 최대의 문화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싶다.

역사와 문화와 자연이 함께하는 인간의 도시 서울을 세계중심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어느덧 발걸음은 상암나루에 닿았다. 물안개가, 떠오르는 태양에 숨을 죽이고, 한강다리가 기지개를 켜기시작한다. 한강을 바라보면서 생각은 이어졌다.

박근혜대표와 나

나라는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정권은 이반된 민심을 어떻게 돌릴것인가!

한나라당은 또 어떤가, 10.26 재선거에서 4석을 추가한 한나라당은 국민의 가슴속에 대안정당으로 자리잡고 있는가? 인정하기 싫어도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노무현 정권의 지지율이 10%대 인데도 한나라당의 득표율을 보면 뭔가 답답하다. 우리가 반성할 점은 무엇이며 우리가 국민들의 마음속에 더 깊이 다가서야 할 점은 무엇인가?

2007년을 두고 박근혜 대표의 구상은 또 어떤것인가. 한나라당의 집권에 중심을 둘 것인지, 본인의 대권후보에 중심을 둘 것인지....

남들은 박근혜와 이재오 다른점을 즐겨 이야기한다. 두 번이나 정권 창출에 실패한 한나라당을 박근혜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헌신적으로 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근혜와 이재오, 같은점은 한나라당 3선 국회의원이라는 것과 경북이 고향이라는 점이다. 다른점은 성장과정이 다르고, 청년시절의 경험이 다르고, 역사를 보는 눈, 세계관, 철학 따져보면 다른점이 더 많다. 때로는 어색하고, 때로는 미소도 짓는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는 시대적 당위에 대해서는 차이가 없다. 나는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인간적으로 어느 누구도 미워한적이 없다. 박근혜 대표도 자연인으로서 미워해본적 없고, 인간적으로 싫어해 본적도 없다.

긴 역사에서 개인의 잘못은 순간이다. 개인의 과오는 극복할 수 있지만 역사의 과오는 극복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역사에 과오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좀더 진지하게 국민들의 가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한강이 유유히 흐르듯이 정치도 인생도 철학도 삶도 유유히 흐른다.

한강을 보면서 내가 나를 버릴 때 나는 가장 큰 희열을 맛본다.

그러나, 곧 온갖 상념이 이끼끼듯이 생각을 덮으면 나는 금방 피곤해진 속물로 돌아간다.

나는 한나라당에서 작은차이를 키울것이 아니라 같은점을 보다 더 크게 해야 한다. 차이가 있는 사람들 일수록 다른 점이 많이 있는 사람일수록 당이라는 강물속에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한강은 잔물을 담아서 바다로 간다. 나도 이제 잔물을 담아서 바다로 가고 싶다. 정치도 그렇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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