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이철우 지켜보는 자리서…
‘다른 목소리’ 막겠다는 의도
건국절 법제화 카드도 꺼내
민생 강조와 앞뒤 안 맞아
‘다른 목소리’ 막겠다는 의도
건국절 법제화 카드도 꺼내
민생 강조와 앞뒤 안 맞아
새누리당이 30일, 안 그래도 찬성해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에 대해 ‘찬성 당론’을 채택했다.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당내 경북지역 의원들의 ‘다른 목소리’를 막겠다는 의도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에스엘비엠(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로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지금의 안보 상황은 엄중하다 못해 치명적인 지경에 이르렀다”며 “사드 배치는 북한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가장 주권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자 국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처”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런데 이것조차 국론 분열의 빌미가 돼 있어 너무도 우려스럽다. 사드 배치에 당내 큰 이견이 없음에도 당론으로 채택하려는 것은 새누리당이 안보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만장일치 박수로 사드 배치 찬성을 공식 당론으로 채택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에 의총장에 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별다른 토론 없이 박수로 당론 채택에 합의했다. 경북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의원은 “어제도 성주군민 2천명이 모인 궐기대회가 있었다. 사드가 제3부지로 결정되도록 많은 도움을 달라”고 했다. 유력한 ‘제3부지’인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에 인접한 경북 김천의 이철우 의원은 당론 채택을 지켜본 뒤 의총장을 떠났다.
한편, 새누리당은 정기국회에서 ‘건국절’ 법제화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여 ‘민생 우선’이라는 당 방침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영웅’으로 불리는 전희경 의원은 건국절 법안을 이날 예정돼 있던 의원연찬회에서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연찬회 취소로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의원연찬회에 뉴라이트 계열 학자인 류석춘 연세대 교수의 ‘해방전후 우리 역사와 건국의 의미’ 특강을 준비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로 촉발된 건국절 논란은 진보·보수 양 진영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 이념 소재다. 여당이 정기국회에서 ‘이념 법안’을 앞세울 경우 야당의 반발 속에 각종 민생 법안들도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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