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전대 ‘양대 표밭’ 공략
호남
권리당원 수 압도적…“비문재인 성향”
김상곤·이종걸·추미애 광복절에 일제히 호남행
온라인
“친문재인 성향…참여도 높아”
“투표율 60%면 호남과 영향력 대등”
호남
권리당원 수 압도적…“비문재인 성향”
김상곤·이종걸·추미애 광복절에 일제히 호남행
온라인
“친문재인 성향…참여도 높아”
“투표율 60%면 호남과 영향력 대등”
8·2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의 ‘양대 표밭’인 호남과 온라인 당원을 공략하려는 후보자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호남이 권리당원 분포에서 규모가 가장 큰 더민주의 전통 텃밭이라면, 자발적 입당자가 대부분인 온라인 권리당원들은 당내 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다는 점에서 호남과 함께 차기 당권의 향배를 결정지을 핵심 집단으로 꼽힌다.
당대표 선거에 나선 김상곤·이종걸·추미애 후보는 15일 광복절 일정을 광주에서 마무리했다. 김상곤 후보는 오전 9시30분 상무시민공원에서 열린 8·15 경축식 참석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해 저녁 8시30분 서구문화회관 노인간담회까지 빽빽한 현지 일정을 소화했다. 이종걸 후보도 아침 광주학생운동기념탑을 참배하고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뒤 지역 당원들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추미애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 뒤 광주로 이동해 전남지역 자원활동가 모임을 챙겼다.
당권 주자들이 광주와 호남 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는 권리당원 수가 여전히 다른 지역에 견줘 압도적일뿐더러, 이 지역 민심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출향 당원의 표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8·27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는 호남의 권리당원 수는 약 8만명(광주 1만1150명, 전남·전북 각 3만4000명) 정도다. 올해 초 대규모 탈당 사태를 거치며 지난해 2·8 전당대회 때(14만6000명)의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권리당원(21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이 넘는다.
올해 초 문재인 전 대표 사퇴를 전후해 입당한 온라인 당원 10만여명 가운데 전당대회 투표권이 있는 권리당원은 3만5000명 정도다. 이들은 호남 권리당원에 견줘 규모는 작지만 높은 참여 열기 등으로 미뤄 권리당원 투표에서 호남과 대등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 관계자는 “호남의 권리당원 투표율이 지난 13일 광주 대의원대회 투표율(27%)과 엇비슷하게 나타난다면, 당대표 선거에서 온라인 당원 투표율이 60% 정도만 나와도 호남 전체와 맞먹는 영향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주목할 부분은 두 집단이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비문재인’(호남)과 ‘친문재인’(온라인)이라는 상대적 성향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당권 주자들 처지에선 ‘호남을 붙잡으려니 온라인 당심이 눈에 밟히고, 온라인 당심을 중시하자니 호남의 이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립 성향의 수도권 다선의원은 “지금 분위기로는 전대가 자칫 ‘누구를 대선 주자로 뽑느냐’는 구도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그럴 경우 누가 전대 승자가 되든 후유증을 치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주류 성향의 호남권 지역위원장은 “13일 광주시당위원장에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인사(이형석)가 넉넉한 격차로 당선된 것을 보면, 호남 민심을 어느 한쪽으로 예단하기 어렵다. ‘호남 대 온라인’이란 구도를 짜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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