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8.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김상곤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내가 ‘문재인 대리인’이라고? 그런 여의도식 프레임으로 정치인을 평가하는 낡은 관행부터 사라져야 한다.”
컷오프(예비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다수의 예상을 깨고 더불어민주당의 8·2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본선에 진출한 김상곤 후보는 ‘낡은 관행과의 결별’을 강조했다. 대선 전략을 이야기할 때도 “2012년 대선 실패도 당이 아닌 캠프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라며 “당이 중심에 서는 선거전략의 대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7일 오전 여의도의 개인 사무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예비경선에서 이변을 만들었다.
“계파주의 등 당의 고질적인 갈등·분열을 치유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역량을 결집하고 혁신할 적임자로 판단해주신 것 같다.”
-당 혁신위원장 시절, 총선 공천에 현역 의원 평가를 반영하는 등의 혁신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혁신안이 분당을 가속화했다는 평가도 있다.
“당을 나간 분들은 (혁신안이 확정되기 전부터) 분당을 고려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야당사를 보면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고 분당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혁신안이 분당을 촉진했다는 건 견강부회다.”
-당 대표가 되면 대선 후보 선출을 관리해야 한다. ‘문재인 대세론’을 어떻게 보나?
“무난하게 후보가 되면 본선에서 잘못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일정 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문재인은 당의 자산이자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다. 지난번 대선에서 실패한 건 당의 역량을 총결집하지 못하고 캠프 중심의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다. 당 대표가 되면 곧바로 집권 전략과 집권 후 국가 경영전략 마련에 착수하고, 대선 6개월 전까지 후보를 확정한 뒤 경선에 참여했던 모든 후보와 당내 역량을 결집해 예비내각을 구성할 생각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추미애·김상곤은 문재인 대리인 비슷하다’고 했다.
“계파주의 프레임으로 특정인을 판단하는 건 여의도 정치의 낡은 관행이다. 나를 잘못 봐도 단단히 잘못 본 거다.”
-문재인 전 대표 쪽 핵심 인사들이 추미애 후보를 돕고 있는데.
“정치인으로서 본인의 판단에 따라 내린 선택 아닌가. 확대해석하지 않는다.”
-사드 문제는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사드는 안보뿐 아니라, 경제·외교·민생 문제와 직결되는 중대 사안이다. 김종인 대표가 사드에 반대하는 당내 움직임을 두고 ‘도로 민주당 갈 거냐’고 했던데, 잘못된 생각이다.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김 대표 발언에선 차기 지도부가 결정할 당의 정책 방향까지 규정해두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래선 안 된다.”
-이반된 호남 민심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당의 정신적 뿌리는 광주·호남 정신인데, 근래 들어 그 점을 소홀히 했던 게 사실이다. 광주·호남 정신을 당의 정신으로 지속적으로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나 스스로 당 대표가 돼서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해 나가겠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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