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경북지역 숙원인 대구공항 이전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이를 적극 추진해온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과 화해 무드가 만들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공항을 지역구로 둔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12일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께서 공항 이전 의지를 밝힌 것은 환영한다”며 “(공항 이전에) 힘을 실어주신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입지 논란을 두고도 기존 태도보다 누그러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 의원은 “사드 입지가 군사적으로 왜 최적의 입지인지 주민 피해는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는지 이런 부분을 (정부가) 잘 설명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설명이 납득할 만하면 수용할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해당 지역민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어떤 식으로든 감당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유 의원은 “사드는 환영한다”면서도 대구·경북 지역이 후보지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그러면 수도권 방어가 안 된다”며 반대 뜻을 밝힌 바 있다.
유 의원은 또 “대통령께서도 제 진심을 이해해주실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라며 박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 의지를 내비쳤다. 새누리당의 ‘잠룡’으로 꼽히는 그는 향후 정치 행보에서 박 대통령과 친박계 및 보수층과의 관계 개선이 과제다.
앞서 지난 8일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을 초청해 연 오찬에서 유 의원에게 대구공항 이전 문제를 먼저 언급하며 “같이 의논하면서 잘 하시죠”라고 말했고, 그 뒤 사흘 만에 대구공항 이전 방침을 밝혔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유 의원에게 선물을 줬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아직 냉랭하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구공항 이전은 유 의원과 상의해서 내린 결정도 아니고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유 의원에 대한 선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유 의원과의 관계회복 신호탄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좋게 해석하는 게 나쁠 건 없지만, (해석하는 이의)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최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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