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대정부질문 때 유보적 태도 보이다 사흘 만에 전격 발표
“청와대가 긴급 결정…국방부는 뒷처리에만 바쁜 형국”
“청와대가 긴급 결정…국방부는 뒷처리에만 바쁜 형국”
“사실상 청와대 안보실과 주한미군이 국방부를 거치지 않은 채 직접 접촉해 결정하고, 국방부는 사후 수습에 나선 것이다.”
군사전문가 출신으로 정의당 외교안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대 의원은 8일 국방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발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 때 ‘(사드 배치에) 신중하겠다’고 말해놓고 입장을 뒤집은 데 대해 오늘 만나 강력하게 항의했다. 한 장관은 ‘어제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긴급히 결정했다’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불과 사흘 전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사드 배치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사드 배치를 두고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청와대가 국방부의 빠른 결정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늘상 보던 비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라며 “여론이 불리해지니 청와대 차원에서 서둘러 사드 배치를 직접 결정하고, 국방부는 무력화된 채 그 뒤처리에만 분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무 부처인 국방부가 전문가들과의 폭넓은 공론장을 통해 사드 배치 문제를 검토한 게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 미국과 직거래를 해버린, 위험한 논의구조”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사드는 국민을 안심시키지 못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괴물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드의 북핵·미사일 방어에 대한 효용은 부풀려져 있다”며 “북한이 단거리미사일과 장사정포,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등 사드가 방어할 수 없는 다른 타격 수단으로 우리를 위협하게 되면 한반도는 더 극단적인 군사적 대치와 군비경쟁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고 우려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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