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당권 도전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당내에선 흥행 부진 우려에 휩싸인 8·27 전당대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와, 전례 없는 지자체장의 당권 도전이 정치적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더민주 전당대회는 김부겸·박영선 의원 등 비주류의 중량급 인사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원혜영 의원(5선)도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시장은 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와 정면충돌하고 있는 복지·자치·분권 이슈를 당의 중심 의제로 만들고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기 위해 당 대표 출마를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은 주변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시장이 더민주의 8월 전당대회에 당권 주자로 나설 경우 유력 정당의 대표직에 도전하는 첫번째 지자체장이 된다. 이 시장 쪽 관계자는 “지방재정 문제로 박근혜 정부와 충돌하면서 단식 등 여러 노력을 했지만 기초단체장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절감했다. 애초 최고위원 출마를 염두에 뒀지만, 최고위원제가 폐지되면서 당 대표 출마까지 고민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기초단체장 중에선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의 전신)의 2·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한 바 있다. 박 청장은 당시 현장 대의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여론조사에서 밀려 낙선했다.
이 시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잠재 대선주자로 인지도가 높고 행정 성과도 뚜렷한 이 시장이 당권 레이스에 가세하면 ‘붐업’ 효과가 클 것이다. 굳이 말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관계자는 “기초단체장의 전대 출마를 마뜩잖게 바라보는 현역 의원들 정서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당분간 시장으로서 행정에 전념하는 게 이 시장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25_더민주 초선들이 ‘사고’에 대처하는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