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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야당 대정부질문서 ‘이정현 보도개입’ 맹공…황교안은 ‘모르쇠’ 일관

등록 2016-07-05 22:10수정 2016-07-06 14:11

박범계 “신군부처럼 고문하고 위협해야 언론자유 침해인가”
황교안 “녹취록만으로 사실 판단 어렵다”
막말·고성으로 본회의 한때 파행…김동철 사과로 재개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이틀째 이어진 5일, 야당은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통제’ 파문을 두고 맹공을 쏟아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한국방송>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것은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명시한 현행법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청와대 핵심부가 연루된 만큼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답변에 나선 황교안 국무총리는 “수사에 맡겨야 한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은 일부 여야 의원들의 막말과 고성으로 한때 파행을 맞기도 했다.

이날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의 첫 주자로 나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정현 전 수석이 ‘누구든지 방송 편성에 관해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어떤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명시한 방송법 제4조 2항을 위반했다”며 황교안 총리에게 법적 처벌이 가능한지 집중 추궁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실제 편성 내용이 바뀌지 않았어도 ‘간섭’을 한 사실만으로 방송법 위반이라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청와대 홍보수석이 언론사 보도 책임자에게 ‘감 놔라 배 놔라’, 이것이 보도 간섭이 아니고 뭐냐. 신군부처럼 고문하고 위협해야 편성의 자유를 침해하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뒤이어 질의에 나선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이 전 수석의 언론 개입을 두고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통상적인 업무협조’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국민들도 이를 일상적인 업무수행으로 보겠느냐. 부적절한 업무수행으로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를 통상적 업무라고 한다면 지금도 청와대에서는 이런 식으로 일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황 총리의 대응은 시종 한결같았다. “이 전 수석에 의해 방송 편성의 자유가 침해된 것 아니냐”는 박 의원의 지적에 그는 “검찰 고발로 조사가 진행중이니 그것을 종합해봐야 한다”거나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고 그걸 상대방이 ‘알겠다’라고 말했다고 하는 팩트만으로는 사실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전 수석과 김시곤 한국방송 보도국장 사이의 통화 녹취록을 읽어봤냐”는 질문에는 “관심이 있다고 해서 보도된 것을 다 읽어볼 시간이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5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본회의에서 회의가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과 새누리당 의원의 설전으로 파행되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박주선 국회부의장에세 항의하러 나와 김동철 의원을 진정시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5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본회의에서 회의가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과 새누리당 의원의 설전으로 파행되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박주선 국회부의장에세 항의하러 나와 김동철 의원을 진정시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편 질의에 나선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지역 편중 인사와 ‘청문회활성화법’(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등을 두고 박 대통령을 비판하자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고성과 야유를 보내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져 한때 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야유하는 새누리당 이장우·이은재 의원 등에게 “총리의 부하직원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어떻게 (이장우 의원 지역구인) 대전시민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며 소란이 커지자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3당 원내대표가 만나 김동철 의원의 사과 등을 전제로 본회의 재개에 합의하면서 회의는 3시간 만에 다시 열렸다. 오후 첫 발언자로 나선 김동철 의원은 “저로 인해 국회가 정회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엄지원 하어영 기자 umkija@hani.co.kr


[디스팩트 시즌3#10_이정현 보도 개입, “통상 업무”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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