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보도 통제' 파문을 두고 ‘통상적 업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범죄 행위를 상습적으로 했다는 걸 실토하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만일 이번 이정현 수석의 전화 녹취록에 나오는 그 내용, 발언, 이런 것이 홍보수석으로써의 통상적인 업무다라고 얘기한다면 한 번 있었던 일탈 행위가 아니고 과거에 여러 차례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할 거라는 얘기 아니냐”라며 “이건 방송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표는 “(방송법에는) 방송 편성에 대해서 어떠한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다고 되어 있고, 이걸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며 “이게 범죄 행위인데 그걸 상습적으로 했다는 걸 실토하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에 저는 통상적인 업무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프로그램에서 “사실 보도를 제대로 해달라는 거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정정해달라는 거지 그걸 편집 요청이라고 볼 수 있는가”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서 일반 국민이든 누구든 정정보도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9시 뉴스’에 보도된 내용을 가지고 두 시간 후 ‘11시 뉴스’에서는 빼라, 뉴스에서 넣어라 빼라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 명이 되겠느냐”라며 “일반인들은 전화도 못 걸 것 아니냐. 감히 그런 얘기도 못 한다. 청와대 홍보수석이니까 얘기하는 거”라고 반박했다.

이정현 전 수석이 ‘KBS 보도국장과 개인적으로 친해서 원래 전화도 자주 하던 사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노 원내대표는 “어떤 전관 변호사가 현직 판사랑 개인적으로 친하다고 전화 걸어가 지고 ‘이번에 구속된 그 피의자 좀 빼줘. 내 이렇게 사정하는데, 친구 얼굴을 봐서 빼줘' 이렇게 얘기한다고 하면 그걸 그냥 하소연으로 보겠나, 아니면 사법부의 판단, 재판의 독립성을 깨친 행위로 보겠나”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이 봤다는 얘기는 등장하지 않고, 그냥 ‘하필이면 봤네'라고 했다고 새누리당 쪽이 주장한다'는 사회자의 말에 대해서는 “그러면 이정현 수석 부인이 봤다는 얘기겠습니까. 대통령이 봤으니 황급히 전화를 한 거죠”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특정 사안에 대해서 특정 뉴스 내용을 넣어라 빼라 이걸 얘기했다면 심각한 직권 남용이고 방송법 위반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서는 지금 이정현 수석은 국민들의 시각에서 볼 때는 방송법을 위반한 피의자이고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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