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원 미래전략수석이 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제자들의 인건비 횡령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년전 (학생들과 함께 간) 중국 출장에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갔던데, 적절한가.”(이용호 국민의당 의원)
“공식 일정이 아니라, 중국 게임쇼에 데려갔다.”(현대원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그럼, 학생들이 아이 데리고 오는 건 괜찮나?”(이용호)
“그 부분은 좀….”(현대원)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야당 의원들의 집중 표적이 된 인물은 서강대 교수 시절 각종 ‘갑질’ 의혹에 휘말린 현대원 미래전략수석이었다. 제자 연구비 상납과 해외 출장 가족 동행 등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지자, 현 수석은 “악의적 보도”라거나 “사실과 다르다”라면서도 사실관계를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중국 출장에 아들을 동행한 부분에 대해선 “현지 경비를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며 피해갔고,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용역비를 되돌려받아 운영한 일에 대해선 “(용역비에 대한) 전적인 권한은 프로젝트를 수주한 사람에게 있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 수석이 프로젝트 용역비 관리에 사용한 계좌 내역이라며 에이(A)4 용지 뭉치를 가져와 현 수석을 압박했다. 이 의원은 “돈이 임금되면 남김없이 인출됐다. 이같은 방식으로 (입출금이) 수차례 이뤄지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 수석이 교수 시절 연구비 삭감을 피하려 특정 호텔과 공모해 열지도 않은 세미나 대관료 등의 명목으로 연구비 불용액을 쿠폰화해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야당 의원들은 “(현 수석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발목을 잡혀서야 되겠느냐”며 이원종 비서실장에게 현 수석의 거취 정리를 압박했다. 이 실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사실 확인이 안 됐다. 필요하면 조사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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