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정책미래내각’ 출범식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강창광 기자
‘미래내각’ 발족 존재감 높이기
정의당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정치 이슈가 ‘교섭단체 3당’을 중심으로 생산·유통되는 20대 국회에서 ‘원내 6석’의 소수정당이 독자적 입지를 확보하기가 역대 어느 국회보다 어려워진 탓이다. 7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초빙해 마련한 의원단 워크숍에서도 정의당이 처한 어려움과 고민이 가감없이 드러났다.
최 교수는 ‘정의당의 정체성 형성을 위하여’라는 강연에서 정의당의 ‘부실한 사회적 기반’을 아프게 지적했다. 그는 “보수적인 새누리당에 반대한다는 것 이외에 더민주나 국민의당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의당은 대체 누구를 대표하는 정당이냐”는 근원적 물음을 던졌다. 막연히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고 하지만, 정책이나 활동 내용에선 다른 주류 정당들과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초선 김종대 의원이 무겁게 입을 뗐다. “사회적 약자도 분열된 상황이다. 고졸자들이 겪는 불이익을 옹호하면 대졸자들이 반발하고, 비정규직의 권익을 강조하면 정규직이 눈을 흘긴다.” 김 의원은 고졸자의 군 입대 대기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1호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강연이 끝난 뒤 한 당직자는 지난 1일 공공운수노조와의 간담회 분위기를 전하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그는 “성과연봉제 문제에 대해 성의껏 당의 입장을 전하고 돕겠다고 했지만, 노조원들은 다음 차례로 예정된 더민주 성과연봉제 티에프(TF)와의 면담에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며 “제1야당 티에프에 소속된 의원수(8명)보다 당 전체 의원 수가 적은 우리 처지에선 서운한 감정을 갖는 것도 사치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당 대표실에서 총선 전부터 약속했던 ‘예비 내각’ 성격의 ‘정책미래내각’을 출범시켰다. 현역 의원들이 내각의 본부장을 맡아 당의 집행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일단 노동·국민건강복지·외교안보·생태에너지·청년미래·중소상공인부 총 6개 부처로 출발하겠다”며 “당의 자산인 국회의원을 중심에 세우고, 정책 내각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중앙당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스타 의원들의 개인 플레이는 언론을 타는데, 당 활동은 거의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의원 개인의 활동 성과를 당의 성과와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비상 처방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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