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3선의 김용태 의원(가운데)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힌 뒤 정진석 원내대표(왼쪽),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닻올린 새누리 혁신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뼛속까지 바꾸는 혁신 추진
혁신위원 파격인사로 구성”
쇄신 주장해온 비박계에 칼자루
실질효과·상징성 맞다고 판단
제대로 하면 친박 불편…시험대 올라
비대위원도 이혜훈 등 비박계 위주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뼛속까지 바꾸는 혁신 추진
혁신위원 파격인사로 구성”
쇄신 주장해온 비박계에 칼자루
실질효과·상징성 맞다고 판단
제대로 하면 친박 불편…시험대 올라
비대위원도 이혜훈 등 비박계 위주
새누리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비박근혜계 3선인 김용태(48) 의원이 임명됐다. 김 의원은 수락 직후 “핵심 과제로 당내 계파 갈등을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총선 참패 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을 앞장서 해낼 분으로 당의 가장 젊은 피 중 한 명인 김용태 의원을 선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와 자리를 함께한 김 의원은 “개혁을 위한 실천과제는 이미 다 나와 있다. 신속하고 과감하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며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뼛속까지 바꾸는 혁신을 해나가겠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뚫고 해나가겠다”고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혁신과제에 대해 “우리 정치의 특권을 내려놓는 과제는 물론이고 이번 선거의 최대 패배 원인을 제공한 계파 갈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방법들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원 인선에 대해 “상의는 하겠지만 인선의 전권은 나에게 있다. 파격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혁신위원장 제안을 받고 망설였으나, “전권을 보장한다”는 정 원내대표의 약속을 받고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무너진 새누리당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조치를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처리하고 임무가 끝나면 즉각 해산하겠다”고 했다. 유승민·윤상현 등 탈당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김 의원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어떤 방향과 방법으로, 시기를 언제쯤으로 할지는 비상대책위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이명박계로 국회에 첫발을 들인 직후 남경필·정두언·정태근·김성식 의원 등과 당 쇄신파의 핵심으로 활동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2년 전 당 보수혁신특위(김문수 위원장)에도 참여한 바 있다. 밑바닥을 파고들며 새누리당 ‘험지’인 서울 양천을에서 연거푸 3선에 성공했다.
정 원내대표가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당 외부의 원로들이 아닌 당내의 김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정한 것은, 쇄신을 주장해온 비박계에 ‘칼자루’를 쥐여주는 게 실질적 효과와 상징성 모두에 맞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친박계에 휘둘린다’는 비판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 의원은 원로급 인사에 비해 중량감은 낮지만 일관된 개혁 성향을 인정받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내부에서 그만큼 개혁적 의지가 있는 사람이 있나 싶다”고 평가했다. 다만 40대의 나이와 경륜을 고려할 때 당내 주류의 저항을 뚫고 혁신을 관철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혁신을 제대로 한다는 건 친박이 불편해하는 것이고, 대충 하면 김용태도 똑같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7~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준비할 비상대책위원 명단도 발표했다. 당연직인 정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대행을 비롯해, 김세연·김영우·이진복·홍일표·한기호 의원과 이혜훈·정운천 당선자가 내정됐다. 원내지도부가 친박계 위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한 듯 비대위원은 비박계 중심으로 꾸렸다.
새누리당은 17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와 혁신위 구성안을 추인하고 혁신위에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도 의결할 계획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_#18_무기력한 새누리당의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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