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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지원 “1당이 베풀어야” 우상호 “합리적으로”…2야 팽팽한 신경전

등록 2016-05-09 19:47수정 2016-05-09 22:11

우상호·박지원 첫 만남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첫 만남을 가진 뒤 함께 방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호·박지원 첫 만남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첫 만남을 가진 뒤 함께 방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 시동

상임위 통합·분할 논란
국민의당 “국방 등 6개위 3개로”
더민주 “교문위만 분리”
“개원전 마무리”는 한목소리

‘알짜’ 상임위 안배 어떻게
새누리 ‘의장 사수’ 고집 않고
법사위원장 등과 협상 열어둬
더민주는 법사위 양보 불가 입장
“1당이 베풀어야지, 작은 당한테 내놓으라고 하면 안 돼.”(박지원)

“제가 (선배님) 성품과 능력을 아니까 합리적으로 (하겠다). 하하.”(우상호)

농담 속에 뼈가 있었다. 9일 오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첫 대면은 시작부터 치열한 탐색전이었다. ‘강자의 양보’를 강조한 제3당 원내대표의 ‘선제공격’에 제1당 원내대표가 ‘합리성’이란 원칙을 앞세워 역공한 모양새였다. 이날 두 사람은 상임위원회 조정 문제를 두고도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와 환경노동위의 분할 필요성을 언급한 박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우 원내대표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예산과 국민 부담을 가중시킨다. 교문위에서 교육을 분리시키는 정도는 검토할 수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런 식으로 하려면 협상할 필요 없다. 자기(1당 원내대표)가 정해서 통보해주면 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더민주는 “교문위만”, 국민의당은 “환노위도”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상임위 조정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상임위의 증감·통합 문제는 과거부터 있어왔기 때문에 (이번 원구성 협상에서도) 활발히 (협상을) 진행하겠다”며 교문위와 환노위의 분할과 함께 ‘국방위+정보위’, ‘운영위+윤리위’, ‘안전행정위+여성가족위’의 통합과 함께 예산결산위원회의 상설화를 제안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박 원내대표가 분할 대상으로 거론한 상임위는 현재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인 반면, 통합 대상은 여당이 위원장을 맡거나 ‘정치적 실속’이 크지 않다고 여겨지는 상임위다. 이를 두고 ‘제3당의 실익을 키우려면 기존의 판을 최대한 흔들어야 한다’는 박 원내대표의 노림수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야권에선 나온다. 하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교문위는 분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다른 상임위도 분리하게 되면 상임위 수가 확 늘어난다”며 난색을 표했다. 판을 크게 흔들 경우 협상 기간이 길어지고, 그 비판을 제1당인 더민주가 뒤집어쓸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 법사위·경제관련 상임위 배분이 관건 국회의장은 제1당인 더민주가 맡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의장 절대 사수’ 분위기는 아니다. 원구성 협상의 핵심은 결국 법사위원장 자리다. 새누리당은 더민주가 국회의장직을 가져간다면 법사위원장 자리는 무조건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최근 “야당도 외교안보, 국방을 경험해보는 게 필요하다”며, 전통적으로 여당 몫이었던 외교통일위와 국방위를 협상카드로 제시하기도 했다. 더민주는 국회의장직과 별개로 법사위는 여당에 양보할 수 없고, 여당 몫 경제 관련 상임위(정무·기획재정) 가운데 하나는 제1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선 법사위를 두고 거대 양당이 의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3당인 국민의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2당은 원구성 협상을 20대 국회 법정 개원일(6월7일) 이전에 마무리짓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협상 시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야당이 원구성 협상에 다른 현안들을 연계하지 않는 한 원구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이세영 김남일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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