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중간파 중진 모임 ‘통합행동’ 소속 출마자 7명이 20대 총선에서 전원 살아돌아왔다. 통합행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생환율 100%’의 총선 성적표 때문만은 아니다. 5~6월로 예정된 원내대표·당대표 선거에서 통합행동 구성원들이 대거 출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념·정책 면에선 ‘중도’를 견지하는 통합행동은 지난해 9월 더민주(당시 새정치민주연합)가 문재인 대표의 진퇴 문제를 두고 주류-비주류 내분이 한창일 때 ‘당내 통합’을 추구하는 중진 의견그룹으로 출범했다. 김부겸·박영선·송영길·조정식(이상 4선), 김영춘·민병두·정성호(3선), 정장선(불출마) 8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던 당시 “어떻게든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안 의원이 요구한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문재인 지도부가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15일 <한겨레> 취재 결과, 모임 구성원 가운데 김부겸·송영길 당선자와 박영선 의원은 6월 전당대회에, 조정식·민병두 의원과 김영춘 당선자는 5월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2기 비대위원’에 선임된 정성호 의원은 법제사법위원장을 희망하고 있다. 통합행동은 이달말 회동을 열어 20대 총선 평가와 함께 모임 구성원들의 지도부 선거 출마 문제 등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 소속의 한 3선 의원은 “3당 구도 출현으로 지금까지의 양당체제와는 새로운 환경이 펼쳐졌다는 점을 당내 구성원들도 의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3당체제에서는 ‘선명성’과 ‘투쟁성’이 강조됐던 양당체제의 리더십과 다른, ‘통합’과 ‘확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지난해 극심했던 주류-비주류 내분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화합형 지도부’가 등장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핵심 당직자는 “모든 정국 현안을 새누리당·국민의당과의 3자 테이블에서 풀어야 한다. ‘양자 게임’과 ‘3자 게임’이 완전히 다른 만큼, 포용력과 협상력, 전략적 마인드를 함께 갖춘 지도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대거 입성한 개혁 성향의 초선 그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변수다. 원내에 ‘포용·협상’을 통한 ‘합의주의 노선’보다는 강한 ‘야성’에 바탕한 ‘선명 야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경우 이들의 지도부 진출은 제약받을 가능성이 높다. 통합행동이 표방하는 중도 이념과 통합 노선이 지난해말 분당 과정에서 당에 들어온 ‘온라인 10만 당원’의 선호·지향과 상충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