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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망월동 무릎꿇은 문재인…‘서운함’ ‘반가움’ 엇갈린 광주

등록 2016-04-08 19:17수정 2016-04-08 22:38

“문재인” 연호 사이로 질책 터져
“이미 실기” “늦었지만 반전 계기”
광주 시민사회 등도 반응 교차
“잘 왔어. 더민주가 살아야지 호남이 산다.” “야단을 맞으려면 공개적으로 무릎 꿇고 맞더라고!”

8일 광주를 찾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만난 광주시민들의 얼굴엔 반가움과 서운함이 교차했다. ‘문재인’을 연호하며 반기는 시민들 사이로 그를 질책하는 목소리도 일부 터져 나왔다. 문 전 대표가 광주를 찾은 건 142일 만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아침 국립5·18민주묘지와 구묘역을 순례하는 것으로 1박2일간의 호남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10시50분께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도착한 그는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의 안내로 광장을 지나 추모탑 앞으로 걸어가는 내내 굳게 입을 닫았다. 추모탑 앞에서 분향과 묵념을 마친 뒤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신묘역 방명록과 구묘역 탑돌에 새겨 넣은 메시지가 그의 말을 대신했다. “광주정신 총선승리”,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습니다”.

강력한 ‘반문재인 정서’로 인해 국민의당의 의석 ‘싹쓸이’가 점쳐지는 광주 지역이지만 시내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문 전 대표를 향해 반가움을 드러냈다. 청년층은 “2040세대에게 희망을 달라. 얼굴이 많이 상해서 안타깝다”고 응원했고 중장년층은 “선거 때까지 호남에 계속 있어라. 힘내라”고 격려했다. 충장로 네거리에서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할 때에는 지지자 300여명이 몰려 “문재인”을 연호했다. 온종일 굳었던 문 전 대표의 얼굴도 지지자들의 응원에 비로소 펴졌다.

문 전 대표의 ‘낮은 자세’에도 불구하고 광주의 시민사회에선 ‘이미 실기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의 정치 사정에 밝은 한 지역 인사는 “문 전 대표의 발언은 적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는 거두겠지만 선거에 임박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것으로 보여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인사는 “메시지의 내용도 예상 밖이었고 망월동에서 무릎을 꿇은 뒤 광주 정치의 상징인 충장로를 찾는 등 행보도 훌륭했다”면서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호남’이 문 전 대표의 발표에 반응할 경우 여파가 곧바로 수도권에 퍼져갈 거라고 전망한다. 더민주의 한 당직자는 “문 전 대표가 배수진을 치고 용서를 구했으니 광주 안에서도 오늘내일 충분한 토론이 있을 거라고 본다”며 “광주가 움직이면 지금 국민의당에 옮겨간 수도권 내 호남 민심도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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