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나란히 앉아있다. 공동취재사진
“굳은 신념으로 새정치 실현 기원”
국민의당 발끈 “야 분열 공치공작”
글 내리며 더민주 비난기사 링크
국민의당 발끈 “야 분열 공치공작”
글 내리며 더민주 비난기사 링크
‘새누리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응원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념으로 #새정치 실현해 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사생결단 총선판에서 경쟁 상대를 응원하는 흔치 않은 풍경이 벌어졌다. 30일 오후 새누리당 페이스북에 국민의당 응원 메시지가 올라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새정치를 검색하는 이들도 볼 수 있도록 친절하게 ‘해시(#)태그’까지 했다. 응원 메시지에 링크한 기사는 ‘안철수, 당 대 당 연대불가 강조’라는 기사였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야권분열로 인한 어부지리 의석 챙기기를 기대하는 새누리당이 “야권연대는 없다”는 안 공동대표에게 ‘흔들리지 말라’며 박수를 보낸 것이다. 많아야 수십 번에 불과한 새누리당 페이스북 메시지의 공유 횟수가 이 메시지에서만 유독 200회가 넘었다.
국민의당이 발끈했다. 김재두 대변인은 31일 “어부지리를 노리는 새누리당의 저급하고 치졸한 선거전략“, “유신시대에나 통용되던 야당분열의 나쁜 정치공작 작태”라고 비판한 뒤 “속보이는 응원 메시지는 필요 없다. 즉각 삭제하고 사과할 것을 공식 촉구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글을 삭제하고 사과글을 올렸다. ‘#안철수 대표님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해당 게시글은 삭제했습니다. #업무과다로 #피아식별안됨’. 그러면서 ‘안철수, 새누리당 페북 응원에 “덩칫값 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했다. 이 기사에는 안 공동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야권연대 요구를 비난하는 내용도 담겼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야권통합 논의가 잠시 일었던 3월 초에도 “국민의당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합당한다면 더민주 이중대 역할밖에 못할 것이다. 조금 춥고 배고파도 설움당하는 이중대보다는 정체성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국민들 보기에도 좋다”며 ‘홀로서기’를 응원한 바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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