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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진박’ 정종섭·추경호 꼭 찍어 구제…‘김무성의 절충’

등록 2016-03-25 21:13수정 2016-03-25 23:25

생사 엇갈린 6인
생사 엇갈린 6인의 후보자
생사 엇갈린 6인의 후보자

25일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이 막을 내리면서 공천이 보류됐던 6명의 생사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정종섭(대구 동갑)·추경호(대구 달성)·이인선(대구 수성을) 후보는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끝내 출마 길이 가로막힌 이재만(대구 동을), 유재길(서울 은평을), 유영하(서울 송파을) 후보는 분통을 터뜨렸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공천이 확정된 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팩스로 공천장 사본을 접수한 뒤 원본을 제출하기 위해 대구로 향했다. 정 전 장관은 “아무리 당내 갈등이 있다고 해도 공당이 공천 과정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행사에 참석해 ‘총선 승리’ 건배사를 했다가 논란을 빚은 그는 재직 중이던 서울대 교수직도 사표를 내고 총선에 ‘다걸기’를 해왔다. 추경호 후보도 출마 기회조차 봉쇄될 처지에서 극적으로 생환했다. 두 사람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내리꽂으려는 ‘핵심 진박’으로 분류된다. 김 대표가 여러 진박 후보들 중에서도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두 사람을 콕 찍어 ‘구제’한 것은 그만큼 ‘대통령과의 전면전’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 듯하다.

대통령 핵심측근 2명 기사회생
김대표, 전면전엔 부담 느낀듯 

출마 좌절 이재만 당사 찾아 항의
유재길도 “법적 대응 하겠다”
유영하 “부당한 결정이지만 승복”

애초 공천이 확정됐다가 절차적 하자로 효력이 정지됐던 이인선 후보(대구 수성을)는 기자들에게 “어제 오후 상경해 지금까지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다. 공천이 꼭 이렇게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숱한 우여곡절을 거쳐 출마가 좌절된 후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만 후보는 최고위 발표 뒤 당사를 찾아 김무성 대표와 면담을 요구했지만 회의장 문이 잠겨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40여분을 문 앞에서 기다린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김 대표가 설마 이런 식으로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정말 분하다”고 말했다. 유재길 후보 쪽 지지자들도 당사를 찾아 최고위 결정에 항의했다. 유 후보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관위와 당의 결정을 존중하며 기다려왔는데 출마의 자유도 봉쇄당한 것은 상식적으로, 정치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가능한 법률적 대응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유영하 후보는 “개인적으로 억울하고 부당한 결정이라고 생각하지만, 당 지도부가 합법적 절차에 의해 결정한 것인 만큼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동안 당사 밖에서는 ‘옥새 전쟁’을 벌인 김무성 대표를 지지하는 쪽과 김 대표를 규탄하는 쪽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경미 김지훈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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