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앞줄 왼쪽 넷째), 천정배(왼쪽 셋째)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3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톱’ 심상정·정진후 출마지역에
더민주, 박준·이정국 기습공천
정의당 “모욕적 연대 파기” 반발
국민의당은 일찌감치 연대거부뜻
수도권 122곳중 105곳 1여다야
더민주, 박준·이정국 기습공천
정의당 “모욕적 연대 파기” 반발
국민의당은 일찌감치 연대거부뜻
수도권 122곳중 105곳 1여다야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야권연대를 염두에 두고 공천을 미뤄온 경기 고양갑에 박준 지역위원장을, 안양동안을에 이정국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고양갑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안양동안을은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가 출마한 곳이다. 정의당 ‘투톱’의 출마지역에 더민주가 후보를 공천함으로써 두 당이 물밑에서 진행해온 당대당 차원의 선거연대는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들 지역의 단일화 논의가 잘 진전되지 않고 있다. 후보등록까지 시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일단 후보를 냈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천호선 공동선대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더민주가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의 지역구에 대한 공천을 기습적으로 발표함으로써 가장 모욕적인 방식으로 야권연대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야권의 총선 승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은 전날까지만 해도 기자들에게 “오늘까지 안 하면 공천 안 하는 것”이라며 두 지역의 무공천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두 당의 물밑 연대 협상은 심상정·정진후 의원 지역구에 더민주가 공천하지 않는 대신, 수도권 지역에서 경쟁력이 약한 정의당 예비후보들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가 되어가는 분위기였다. 정의당 관계자는 “어제(22일) 더민주 쪽이 돌연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출마한 수원정(박광온 더민주 의원)을 양보해달라는 요구안을 내놓아, 이에 대한 답을 오늘 정오까지 주기로 했는데, 더민주가 오전에 기습적으로 공천 발표를 해버렸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정의당이 공천을 미뤄왔던 나머지 수도권 지역에 후보 공천 방침을 밝힘에 따라, 야권후보 난립으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은 더 커졌다. 23일 현재 수도권에서 정의당 후보가 등록을 마친 곳은 서울 15곳, 인천 7곳, 경기 13곳이다. 대부분 야권이 강세를 보여온 곳으로 지난 19대 총선에선 5%포인트를 전후해 1·2위간 당락이 갈린 곳이 많다. 당대당 차원의 연대가 무산될 경우, 남는 것은 후보자간 협상이나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군소정당 후보의 일방적 양보가 불가피한 방식이어서 중앙당이나 시도당 차원의 지침이 없이는 조정이 쉽지 않다.
야권연대 거부를 일찌감치 밝힌 국민의당도 이날 김한길 의원의 불출마 지역인 서울 광진갑을 비롯해 양천갑, 강북을, 중랑갑 등 나머지 서울 지역구와 인천 중동강화옹진, 경기 용인정·광명갑 등 수도권 지역구 후보자를 추가로 공천했다. 이에 따라 4월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구가 ‘1여다야’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23일 오후 현재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야권 3당(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이 모두 후보를 낸 곳은 종로·용산 등 14곳, 야 3당 중 두 당이 후보를 낸 지역은 광진갑 등 26곳에 이른다. 인천 13곳 중에선 야 3당 동반공천 지역이 연수을 등 6곳, 양당 공천 지역은 부평갑 등 7곳이다. 선거구가 60곳인 경기에선 야 3당 공천지역이 수원정 등 11곳, 양당 공천 지역은 수원을 등 41곳이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122곳 가운데 ‘1여다야’ 구도로 치러지는 곳이 105곳으로 86%에 이른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관련영상: 야권연대 없는 이번 총선, 결과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왼쪽)과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2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제20대 총선 인천지역 후보를 단일화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관련영상: 야권연대 없는 이번 총선, 결과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