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박수현 의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축사를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공주/연합뉴스
더민주 공천 193곳 결과 분석
이해찬 세종시·이미경 은평갑 등 발표안해…김한길 지역구도
전병헌·오영식·강기정·최재성 의원 탈락…정세균계 큰 타격
이해찬 세종시·이미경 은평갑 등 발표안해…김한길 지역구도
전병헌·오영식·강기정·최재성 의원 탈락…정세균계 큰 타격
더불어민주당은 11일 3선의 전병헌(서울 동작갑), 오영식(서울 강북갑) 의원 등 현역의원 2명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현역의원 단수지역 28곳, 현역 경선지역 11곳, 원외 단수지역 56곳, 원외 경선지역 12곳 등 모두 107곳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공관위는 전체 253개 지역구 중 76.3%인 193곳(전략공천 5곳 포함)에 대한 공천 심사를 마무리했다. 지금까지 교체 확정 의원은 현역평가 20% 컷오프 탈락(10명), 불출마자(5명) 등을 포함해 모두 23명으로 늘었다. 20% 컷오프 탈락자 발표일인 지난달 24일 기준(재적 108명)으로는 21%, 국민의당 분당 사태 전 의석수(127석)을 기준으로 하면 모두 3명 중 1명(34%, 43명)의 현역 교체가 이뤄졌다.
현역 의원 공천 탈락(2곳), ‘정세균계 배제’로 볼 수 있나?
이날 공천 발표에서 가장 주목된 것은 3선 의원인 원내대표 출신인 전병헌 의원과 최고위원을 지낸 오영식 의원의 탈락이다. 공교롭게도 두 의원은 모두 정세균계로 분류된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 의원이 배제된 데 대해 “강북갑은 경쟁력 지수가 낮게 나왔고, 야당 우세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조직진단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에 대해서는 “보좌관, 비서관들이 실형 선고를 받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공관위가 설명했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공관위의 가부투표 결과를 거쳐 탈락이 결정됐다.
앞서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또다른 핵심의원인 강기정 의원(3선) 지역구(광주 북구갑)가 ‘전략지역’으로 결정됐고, 최재성 의원(3선)이 불출마를 선언해 정세균계가 궤멸되다시피한 것이다. 정세균 의원은 범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된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단수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정세균계를 표적삼았다기 보다는 개별적인 공천의 결과가 공교롭게도 정세균계로 집중됐다는 분석이 더 지배적이다. 외부 출신들인 공관위원들이 굳이 ‘정세균계’를 꼭집어 배제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다만 전병헌·오영식 의원의 탈락을 정세균계 외 당내 다른 계파들이 적극적으로 막지 않은 정황은 일부 엿보인다.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승복할 수 없다며, 재심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이날 ‘당의 위기 때 중심 잡고 헌신한 댓가가 공천 탄압인가’라는 입장문을 통해 “충격적이고 황당하다”며 “보좌관 문제는 이미 법원 판결 내용에도 나와 있듯 사적유용이 아닌 전액 선거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증명되어, ‘비리’가 아닌 (여권의)‘표적 정치탄압’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당시 야당 원내대표로서 검찰의 혹독한 수사와 조사를 받아, 누구보다 도덕성에서 객관적인 검증을 받은 것인데 이것이 어떻게 결격사유가 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오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미발표 현역의원 지역(7곳) 복합변수=추가 현역의원 탈락과 야권연대 염두 포석
공관위는 심사 막판 최대 변수로 등장한 친노 좌장격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6선)의 지역구(세종시)를 비롯해 이미경(서울 은평갑), 설훈(경기 부천 원미을), 서영교(서울 중랑갑), 전해철(경기 안산 상록갑), 정호준(서울 중·성동을) 등의 현역 지역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들 지역에서 추가 현역의원 탈락자가 나올 수 있다.
공관위는 또 국민의당에서 야권 통합 내지 연대를 요구하며 안철수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 공천심사 결과도 발표하지 않았다. 김성수 대변인은 “(광진갑은 연대와) 관계가 있다”며 “발표 안된 일부 지역들이 있는데 앞으로 통합, 연대를 염두에 두고 보류한 지역이 있다”고 말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경기 평택을도 이런 곳에 해당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평택을은 국민의당이 이계안 전 의원을 공천한 곳이다.
현역의원 단수 공천(28곳)
공관위는 정세균(서울 종로) 박병석(대전 서갑) 원혜영(경기 부천 오정) 우윤근(전남 광양·곡성·구례) 김태년(경기 성남 수정) 등 현역의원 28명을 단수 공천했다.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민병두(서울 동대문을), 박홍근(서울 중랑을), 한정애(서울 강서병),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신경민(서울 영등포을), 이상민(대전 유성을), 유은혜(경기 고양병),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까지 모두 28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사실상 공천이 확정됐다.
현역의원 포함 경선 지역(11곳)
현역 의원 경선이 치러지는 지역은 서울 노원갑, 강서을, 금천, 동작을, 송파병, 강동갑, 경기 군포을, 전북 익산갑, 전남 순천, 고흥·보성·장흥·강진, 영암·무안·신안 등 11곳이다.
한때 탈락 소문이 돌면서 가부투표 대상자에 오르기도 했던 재선의 이목희 의원은 지역구(서울 금천)가 3인 경선 지역으로 치르면서 탈락 위기를 일단 피했다. 더민주는 금천에서 이 의원과 이훈 최규엽 예비후보, 전북 익산갑에서는 이춘석 의원과 한병도 예비후보 등 현역의원이 있는 11곳에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서울 노원갑에서는 장하나 의원(비례)이 고용진·오성규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르고, 지난 2014년 재보궐 선거에서 공천 파동을 겪었던 동작을에서는 최동익 의원이 강희용·허동준 예비후보와 경선을 벌이게 됐다.
원외 단수공천(56곳)
신기남 의원의 탈당지역인 서울 강서갑에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의원의 보좌진이었던 금태섭(변호사) 예비후보, 서울 관악을에는 노무현 청와대 출신의 정태호 예비후보 등 원외 지역에서 56명의 후보가 단수공천을 받았다. 이외에 원외 경선지역은 강기정 의원 지역구인 광주 북구(이남재 이형석), 국민의당으로 탈당한 권은희 의원 지역구인 광주 광산갑(이용빈 임한필 허문수), 대전 유성갑(이종인 조승래 최명길) 부산 사하을(김갑민 오창석) 등 12곳이다.
-이해찬 의원은 어떻게 되는지 관심이 높다.
“논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
-비대위 논의과정에서 보류된 사람은 몇 명인가?
“오늘 두 지역 논의하고, 워낙 지역이 많아서…, 일단 결정할 수 있는 지역 먼저 보고하고 나머지 지역 추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아예 논의 자체를 못했다. 일요일쯤 하지 않을까 하는데 대표님 지역일정 마치고 오셔서 다시 논의해야 할 것 같다. 일요일에도 보안 관계 때문에 저녁에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오영식 의원은 왜 탈락했나?
“오영식 의원 기본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여론조사, 경쟁력지수 낮은 것으로. 그 지역이 야당 우세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상황이 상당히 안 좋은 걸로 조직진단 결과 나온 듯하다. 지난 지방선거에도 안좋은 결과를 냈다고 한다. 그런 것들이 종합 검토됐다. 그쪽에 대체할 인물 있다는 게 공관위 평가다.”
-동작갑은?
“측근 비리라는 게 주요 이유다. 보좌관, 비서관이 실형받은 게 가장 큰 이유라고 공관위에서 설명했다. 공관위에서 그동안 의 탈락자 기준 설명했다 . 1)당윤리위 징계받은 지역 2)범죄사실, 예를 들어 사기배임횡령 반복적 발생, 아울러 소명이 불충분한 경우. 3)친인척 측근비리. 법적으론 문제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보좌관 비리 등. 4)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각종 제보에 대해 추가조사를 다 해 본인의 소명을 받았다고 한다.그런데 본인 소명이 부족한 경우에 해당됐다는 게 공관위 설명이다. 탈락대상 선정할 때 경쟁력 낮은 데 윤리문제까지 있는 경우 가장 우선순위로 논의에 올렸고 다각적으로 심층논의한 결과 일치 안될 경우 가부 투표 붙였다. 그 결과 갖고 비대위 추인 절차 밟았다는 게 공관위 설명이다.
-두 분 가부 투표?
“했다. 동작갑 대체 여부 보고 없었다.”
-오늘 현역 중진 말고 공관위에서 올렸는데 비대위에서 검토된 곳도 있나?
“비대위에 판단을 해달라고 요구한 지역이 있다. 그 부분 제가 공개할 수 없다.”
-몇 군데?
“두 지역이다. 두 곳에 대해선 비대위에서 판단해달라고 했다. 결론 안났다. 그 지역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남은 지역 공관위가 더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인가?
“아직도 몇 개 지역은 남아있는 거다. 오늘 107개 했는데 109개 지역 판단한 것이다. 81곳은 단수건 경선이건 다 정했고 3곳은 전략검토로 넣은 것이다. 공관위가 판단한 곳은 191개 지역인 것 같다. 제가 알기론 191곳이 공관위 판단이 맞춰진 곳이다. 후보 없는 지역, 영남지역 등 꽤 있다. 나머지 지역도 검토를 더 해야 하는 지역들이 있다.”
-설훈 의원 지역구는?
“지금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씁니다 오해의 소지도 있고”
-광진갑은 김한길 의원 때문인가?
“관계가 있다.”
-평택을도?
“오늘 발표 안된 일부 지역들 있습니다. 일부지역은 연대나 통합 염두에 두고 보류한 거다.”
-이해찬 의원은?
“하여간 그 부분에 대해선 더이상 말씀드릴 게 없다.”
-광주 서구갑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한 거 같다.”
-정청래 의원 구명 여론에 대해선?
“충분히 예상한 일이다. 그 부분에 대해 (비대위에서) 특별히 말씀 없었다. SNS에 비대위원 전화번호 다 올려져 있고 전화 시달리고 있다. 다들 한 말씀씩 하셨다. 특히 박영선 이철희 위원은 관련도 없는데. 정청래 의원 가부투표 결과 4:4인데 홍창선 위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한 모양인데, 그것도 대단히 근거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정청래 의원은 가부투표 결과를 공관위원들도 보지 않았다. 얼마나 폭발력있는 사안인 걸 다 알기 때문에 홍창선 위원장도 어제 아침에야 열어보고 최종 확인했다고 하는데, 4:4라고 하는 건 무책임한 주장이다.”
권태호 엄지원 기자 ho@hani.co.kr
더불어민주당 동작갑 지구당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전병헌 의원의 컷오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의원 단수지역 28곳, 현역 경선지역 11곳, 원외 단수지역 56곳, 원외 경선지역 12곳 등 모두 107곳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3선의 전병헌(서울 동작갑)·오영식(서울 강북갑)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됐다. 연합뉴스
아래는 이날 공천 결과를 발표한 김성수 대변인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내용 중 일부다.
김성수 대변인:오늘은 현역 탈락자 2명을 발표했다. 다른 지역은 논의하지 않았다. 더 검토할 지역에 대해서는 빠르면 이번주 일요일쯤 논의하지 않을까 싶다. 현역 탈락지역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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