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마포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공동대표(맨 오른쪽)가 발언하는 동안 천정배 공동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고,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컵에 물을 따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국민의당 선거대책위 긴장감
안철수 연대 한마디도 않자
천정배 작심한듯 고강도 발언
“여당 어부지리 역사에 큰 죄”
김한길은 모두발언 생략 ‘시위’
안철수 연대 한마디도 않자
천정배 작심한듯 고강도 발언
“여당 어부지리 역사에 큰 죄”
김한길은 모두발언 생략 ‘시위’
야권연대 문제를 둘러싼 국민의당 지도부의 내분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연대에 대한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천정배 공동대표가 9일 ‘상황이 안 바뀌면 중대결단이 불가피하다’는 ‘최후통첩성’ 발언으로 배수진을 쳤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흘러나온다.
이날 마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 회의는 시작부터 팽팽한 김장감이 감돌았다. ‘야권통합’ 문제로 안철수 공동대표와 대립해온 김한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을 생략하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안철수 대표도 정치·경제 현안과 관련해 발언을 이어갔지만 선거연대와 관련한 발언은 한마디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자 천정배 공동대표가 작심한 듯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천 대표는 “안타깝게도 현재 선거 판세는 새누리당의 압승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새누리당의 압승을 나몰라라 하거나 본의 아니게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역사에 크나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에 앞서 안철수 대표를 따로 만나 ‘비호남권 연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득한 천 대표는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비호남권 연대에 대한 전략적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대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최후통첩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오전에 나온 더불어민주당의 1차 경선지역 발표에 ‘막말’ 논란으로 퇴출설이 나돌던 친문재인계 일부 의원이 포함되면서 국민의당 안에선 ‘수도권 연대론’에 힘이 실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정현 대변인은 이날 더민주의 1차 경선지역 발표 직후 논평을 내어 “내용을 들여다본 국민들이라면 혀를 찼을 것”이라며 “친노 패권적 행태에 앞장선 인사들이 경선을 가장해 다수 포함된 것은 친노 패권 공천의 또다른 버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내심 발표내용에 기대를 걸었던 김한길 위원장 쪽 관계자는 “더민주 지도부가 내부 반발을 우려해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 같다. 내일(10일) 있을 더민주의 2차 발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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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영상] ‘국민의당 내전’, 예고된 참사다/ 더 정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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