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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민의당 일부 “안철수 1인 정당이냐”…당내 소용돌이

등록 2016-03-03 21:45수정 2016-03-04 10:09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3일 오전 안철수 공동대표와 함께 회의를 마친 뒤 서울 마포 당사를 나서다 취재진으로부터 야권통합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3일 오전 안철수 공동대표와 함께 회의를 마친 뒤 서울 마포 당사를 나서다 취재진으로부터 야권통합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통합 거부’는 당내 논의 봉쇄 뜻도
통합추진파 “절차 밟아 뜻 물어야”
당대당 통합무산 땐 통합파 두 길
더민주 복당 또는 선거연대 추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일 제안한 ‘야권통합’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완강한 거부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국민의당 현역의원 다수는 ‘공멸’을 피하려면 더민주와의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정치적 진로를 두고 당이 급격한 내분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현역의원들이 집단 탈당하면서 당이 깨지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철수 대표가 3일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통합 제안을 “정치공작”이라고 격하게 비난하며 통합 논의 자체를 봉쇄하고 나선 것은 당 내부를 향한 측면도 크다. ‘통합논의 절대불가’란 쐐기를 단단하게 박아두지 않으면 당 안팎에서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통합론 급류에 당이 그대로 휩쓸리고 말 거라고 우려한 것 같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의 3자 회동에서도 이런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에 대한 안 대표의 거부감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양당정치 폐해 극복을 명분으로 제3당을 창당하고 이를 기반으로 2017년 대선에 재도전하려던 안 대표의 구상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게다가 더민주와의 재통합은 또 한번의 ‘철수’(撤收)로 받아들여지면서 그의 정치이력에 치명상을 낼 수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는 더민주 탈당을 전후해 ‘다시는 철수하지 않는다’고 설득해 옛 세력을 규합했다. 그런 그에게 재통합하라는 건 정치를 그만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안철수 공동대표와 함께 회의를 마친 뒤 서울 마포 당사를 나서다 취재진으로부터 야권통합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안철수 공동대표와 함께 회의를 마친 뒤 서울 마포 당사를 나서다 취재진으로부터 야권통합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한번 터진 통합 논의 물꼬가 쉽게 막힐지 미지수다. 통합 논의에 관여해온 한 탈당파 의원은 “국민의당은 ‘안철수 1인 정당’이 아니라 다양한 세력의 연합정당이다”라며 “정식 절차를 밟아 구성원들의 뜻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의 공식적 의사결정 기구에서 통합을 둘러싼 ‘세 대결’을 벌일 수도 있다는 발언이다. 국민의당 당헌에 따르면 합당에 관한 결정은 최고위원회 위임 사항이다. 애초 국민의당 내 통합추진파는 이번주 안에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통합 수임기구를 띄운 뒤 더민주와의 협상을 통해 다음주 초까지 통합에 관한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안 대표가 통합 제안을 “비겁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해 첫 단추를 끼우는 것부터 어려워졌다. 최고위에서 표 대결을 벌여도 최고위원 분포상 통과를 확신할 수 없다.

당대당 통합이 무산되면 통합파에 남는 대안은 두 가지다. 국민의당을 집단 탈당해 더민주에 복당하는 것과, 당에 남아 수도권을 중심으로 더민주와의 선거연대를 추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선택도 정치적 부담이 따르긴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표가 퇴진하고 새 지도부가 들어섰다고 하지만, 탈당해 나온 당을 2개월도 안 돼 다시 들어가는 것은 ‘새누리당 과반 저지’라는 명분으로 포장한다고 해도 ‘재선을 노린 탈당과 복당’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심의 연대 역시 ‘독자 완주’ 방침을 고수하는 안철수 대표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설사 안 대표의 양보를 얻어내더라도, 당이 이미 ‘김종인발 통합론’에 크게 흔들린 이후라 더민주와의 연대에서 대등한 협상력을 발휘하기도 쉽지 않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관련 영상] 불붙은 ‘사랑과 전쟁’ 총선 편/ 말풍선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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