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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대구 ‘낙하산 6인’ 비박 심판 외치며 노골적 ‘진박팔이’

등록 2016-01-20 19:28수정 2016-01-20 22:50

‘대구 진박‘ 6인 회동. 출처 : 이재만 예비후보 페이스북
‘대구 진박‘ 6인 회동. 출처 : 이재만 예비후보 페이스북
장관·청 참모 지낸 예비후보자들
‘진실한 사람’ 자처하며 한자리에
‘진박 6인, 반격의 서막’ 구호 내세워
친유승민계 ‘민심역풍’ 기대 분위기

“친유승민계 현역 의원들의 대항마로 낙점된 ‘진박 6인’이 앞으로 대구 현안을 풀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20일 낸 보도자료의 한 구절이다.

박근혜 정부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 등을 지낸 대구지역 예비후보자들이 ‘진실한 사람’을 자처하며 ‘비박근혜계 현역 의원’ 심판론을 함께 외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진박 6인, 반격의 서막’이란 구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과도한 ‘진박 팔이’가 대구 민심의 역풍을 맞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대구의 한 식당에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새누리당 대구 동구갑 예비후보),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 실장(달성군),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서구),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중·남구), 이재만 전 동구청장(동구을), 하춘수 전 디지비(DGB)금융지주 회장(북구갑) 등 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힌 유승민 의원이나 그와 가까운 의원의 지역구에 ‘진박’을 앞세워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이다. 하춘수 전 회장은 아직 예비후보자 등록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모임에 동참했다. 이들은 “대구 경제 발전을 위한 지역 의원들의 헌신이 부족했다”며 공동 행동을 결의했다. 조만간 정책간담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들의 ‘진박 팔이’는 노골적이었다. 이재만 예비후보는 ‘진박 6인, 반격의 서막’이란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자신들을 ‘친유승민계 현역 의원들의 대항마로 낙점된 진박 6인’으로 지칭했다. 곽상도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 “대구 후보 6명, ‘우리가 진박이다’”라고 홍보했다. 정종섭 예비후보도 6명이 나란히 ‘파이팅’을 외치는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지난 14일 정종섭 전 장관과 추경호 전 실장의 출마 선언으로 ‘대구 재배치’가 일단락되자, 친박에서 지원을 받는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진박 마케팅 연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의원들은 ‘민심의 역풍’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인위적인 재배치의 중심에 있던 이종진 의원(달성)이 돌연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유권자들이 과도한 진박 마케팅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의원은 “지역을 다녀보면 (유권자들이) ‘의원이 임명직이냐’고 한다”며 “이번 정치이벤트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진박 후보들에 대한 여론 반응이 시원찮을 경우 박 대통령이 직접 이들에게 반격의 기회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대구 방문 당시 이례적으로 현역 의원들을 곁에 두지 않았는데, 이는 대구발 ‘현역 물갈이’ 신호탄이 됐다. 반면 지난해 12월에는 경남 사천과 인천 송도의 대통령 지방 행사 당시 이 지역에서 뛰고 있던 최상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민경욱 전 대변인이 대통령 근처에 얼굴을 비칠 수 있게 해줬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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