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대법관(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 기자회견을 마치자 마포갑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 ‘험지 논란’ 진통
오세훈은 “종로 출마” 선언
박진 “당방침 또 어겨” 항의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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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부산 출마를 접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서울 험지 출마’ 요구를 수락한 안대희 전 대법관이 17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버티고 있는 마포갑을 ‘험지’로 택했다. ‘불똥’을 맞은 새누리당 마포갑 당협위원장 강승규 전 의원은 맞불 기자회견을 하며 반발했다.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험지에 나서달라는 당의 요구에도 “종로 역시 험지”라며 자신이 고집해온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종로에서 오래 준비해온 박진 전 의원을 정세균 더민주 의원과 대결하도록 하고 오 전 시장을 야당의 다른 ‘거물’들과 맞붙도록 하려던 김무성 대표의 ‘거물 험지 차출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마포갑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중학교에서 마포 숭문중으로 전학했던 그는 “마포는 제 인생에 디딤발이 됐다. ‘정치인 안대희’는 마포에서 시작하려 한다”고 지역구 선택 이유를 밝혔다. ‘마포갑을 험지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진정한 험지”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는 “(마포갑은) 지난 총선에선 8700여표를 지고, 대선 득표에서는 11% 차이가 났다. 해운대 출마를 원했지만 서울 선거가 어렵다는 당과 당 대표의 의견을 따르게 됐다”며 ‘희생’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지역 18대 국회의원이었던 강승규 전 의원은 곧바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재건한 당조직과 당협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것도 도둑질이다. 마포갑 무임승차는 험지가 아닌 ‘양지 출마’로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 전 의원 지지자 30여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안 전 대법관을 향해 몰려가며 몸싸움을 벌이는 등 거칠게 항의했다.
오후에는 한솥밥을 먹던 오세훈 시장과 박 전 의원이 당사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사람은 경선을 해야 한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오 전 시장은 “지난 5년간 종로에서는 총선,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선,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했다. 야당 대표까지 지낸 5선의 정세균 의원이 다시 출사표를 던져 결코 만만치 않다”며 ‘종로 험지론’을 거듭 주장했다.
박진 의원은 “명분도 없고 의리도 저버렸다”며 비난했다. 그는 오 전 시장이 2011년 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실시해 야당에 시장직을 뺏긴 사실을 거론하며 “오 전 시장은 번번이 당의 방침을 어겨 피해를 줬다. (험지 출마라는) 당의 권고를 이번에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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