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4·19 유가족과 관계자 마음 불편하게 해” 사과
“이승만 위상, 열린 마음으로 토론 필요” 강조해
“이승만 위상, 열린 마음으로 토론 필요” 강조해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17일 “4·19 유가족과 관계자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폐를 끼쳤다”며 자신의 ‘이승만 국부’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마포 당사에서 연 창준위 2차회의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국부란 호칭이 갖는 도덕적 기준을 갖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사회통합 관점에서 (나온 국부 발언의) 진의를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발언 배경에 대해선 “국부 명칭에 따른 높은 도덕적·역사적 기준을 떠나 대한민국을 세운 공적에 대해선 국부에 준하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만일 우리 국민이 이 호칭을 수용할 수 없다고 하면, 초대 대통령으로 예우하면서 그분의 공과 과를 균형있게 살펴보면서 사회통합에 이르는 길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 분열의 씨앗, 뿌리 깊은 대립을 극복하고 통합에 이르는 길이 여기(이승만에 대한 전향적 평가)에 있을 것으로 봤다. 현대사에서 이승만의 위상을 정립하는 문제는 열린 마음으로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문제는) 열린 쟁점이다”라며 이번 논란을 ‘국민적 토론’ 과제로 넘겼다.
‘이승만 대통령과 4·19의 관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4·19는 자유당 정권과 이승만 대통령의 국정 파탄 때문에 일어났고, 학생들의 죽음에 대해 부정선거를 저지른 이승만 대통령의 과오와 책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학생들이 주장한 민주주의의 가치는 이승만이 도입한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 아래서 학교 교육을 통해 전파되고 확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4·19는 이승만과 자유당의 독재와 부정 때문에 일어난 것이지만, 독재에 항거한 자유민주주의적 가치 역시 이승만 정권에 의해 도입·확산됐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것을 “종종 역사에서 발견하는 역설, 아이러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승만 묘역 참배와 4·19 묘지 참배는 모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역사를 균형있게 보려고 한다면 모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뿌린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에 의해 몰락한) 이승만의 역설은 뜻깊고 우리에게 경각심을 준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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