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덕담’ 보도에 유감 표명
홍걸씨 “어머니는 듣기만 했을뿐”
안의원쪽 “누 끼쳐 죄송” 자세 낮춰
홍걸씨 “어머니는 듣기만 했을뿐”
안의원쪽 “누 끼쳐 죄송” 자세 낮춰
안철수 의원이 지난 4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을 때,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안 의원이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라’고 덕담을 했다는 보도에 이 이사장이 3남 김홍걸씨를 통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발단은 지난 4일 이 이사장과 안 의원의 비공개 면담에서 “(이 이사장이 안 의원에게) ‘이번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뭔가 이뤄질 수 있는 희망을 느꼈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고 말했다”고 전한 6일치 <중앙일보> 보도였다. 이 신문이 밝힌 정보의 출처는 ‘안철수 의원 쪽 핵심 관계자’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이사장이 문재인 더민주 대표가 아니라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보도가 나가도록 안 의원 쪽이 해당 신문에 의도적으로 그릇된 정보를 흘린 것으로 보고 적극 대응에 나섰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이날 오전 간담회를 열어 “(안 의원 쪽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적절치 않은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병헌 최고위원도 최근 새해 인사차 동교동을 방문했을 때, 문재인 대표는 홀대받고 안 의원은 환대받은 것처럼 묘사한 몇몇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언론들은 지난 1일 이 이사장이 문 대표를 만났을 때는 차도 한잔 들지 않고 8분 동안 면담한 반면, 안 의원에겐 모과차도 내놓고 20분 독대했다는 등의 보도를 한 바 있다.
이 이사장 쪽도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실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오늘자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해 어머니께 직접 확인한 결과, 어머니는 안철수 의원의 말을 듣기만 했을 뿐 다른 말씀을 하신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 어머니께서 어이없어하셨다”고 밝혔다. 홍걸씨는 “어머니께서 (원래) 뜻과 전혀 다르게 보도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셨다”며 “<중앙일보>에 관련 보도를 정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 쪽은 ‘언론 플레이’ 의혹이 커지자 곤혹감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두 분이 나눈 얘기가 보도돼 이희호 여사께 누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권교체가 김대중 대통령의 유언이기도 하니 (이 이사장이) 찾아오는 누구에게든 (정권교체 하라는) 덕담을 건넬 수 있다고 본다”며 보도된 내용과 유사한 발언이 있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희호 여사께 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보도 내용과 관련해) 더이상 말씀드리지는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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