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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대구 동을 ‘할 말 하는 보수’ 유승민-‘진박’ 이재만 새누리 텃밭 격돌

등록 2016-01-03 19:34수정 2016-01-08 14:28

새해기획 Ι 4·13총선

이 지역구를 주목하라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여야 ‘대진표’는 새해에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계파 간 힘겨루기로 게임의 규칙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꾸려 공천 절차를 밟고 있지만 야권이 분열되면서 대결구도가 안갯속이다. 여야 모두 중앙당의 공천 속도와 상관없이 지역에선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 간 불꽃 경쟁이 한창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총선 빅매치’ 지역을 꼽아봤다.

대구 수성갑 운동권 선후배 김문수-김부겸 ‘운명의 한판’

순천·곡성 ‘곡성 분구’ 변수…이정현에 김광진·서갑원 등 도전

관악을 ‘어부지리’ 오신환에 정태호·박왕규 등 탈환 별러

고양 덕양을 문용식·송두영·이태규 등 대선주자 ‘대리전’

■ 대구 동을=유승민은 살아남을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꼭 주목해야 할 선거구로 하나같이 ‘대구 동을’을 첫손에 꼽았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의 지역구가 ‘총선 격전지’로 거론되는 건 드문 일이다.

전문가들은 여당의 경선이 ‘박근혜 대 유승민’ 구도로 치러지고 있다는 점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한때 ‘원조 친박근혜계’였지만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인’으로 찍혀 당내 현역 컷오프(물갈이) 1호로 꼽히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살아남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경쟁 후보인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도 ‘진실한 친박’을 자처하며 “배신의 정치를 응징해달라”고 유 의원을 몰아세우고 있다.

현재까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의원이 이 전 청장을 앞서고 있다. 이 전 청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유 의원은 정치적으로 모든 면에서 훌륭한 정치인이지만 (낙후된) 우리 지역에는 주민들과 같이 생활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어루만질 지역일꾼이 요구된다”며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지역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유승민 의원이 그동안 조직 관리를 잘 해온 편이고 주민 사이에서도 ‘그래도 유승민이 대구의 큰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며 “이 전 구청장에 대해선 ‘친이명박계와 가깝던 사람이 언제부터 진박이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 대구 수성갑=정치 명운 건 선후배 대결 경북고-서울대 동문에 운동권 선후배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새누리당)와 김부겸 전 의원(더민주)이 맞붙은 대구 수성갑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2012년 총선과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에서 40%대 지지를 이끌어내는 파란을 일으키고도 석패한 김부겸 전 의원은 “이번에는 일하고 싶다!”는 호소를 앞세워 ‘2전3기’ 도전에 나섰다.

경기지사를 두 번 지낸 김문수 전 지사는 지난해 5월 “대구에서 경제 기적을 일으키겠다”며 돌연 대구행을 선택했다. 박정희 독재정권에서 ‘노동운동을 통한 혁명’의 길에 투신했던 김 전 지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저 같은 사람들이 반대했으나 결국 역사가 옳았음을 증명한 박정희 대통령의 따님이기도 하다”며 ‘친박’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로도 거론되는 이들의 ‘한판 승부’에서 일단은 김부겸 전 의원이 치고나가는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선 김 전 지사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진 상황에서 ‘기호 2번’을 달고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 김 전 의원에겐 큰 부담이다. 김문수 전 지사의 측근은 “김 전 의원은 ‘개인 김부겸’이 아닌 현재 ‘더불어민주당 김부겸’을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그 벽을 넘지 못하면 보수의 본산인 대구에서 50% 득표를 얻긴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김문수 전 지사에겐 ‘수도권 규제완화론’을 펴며 ‘수도권 대 지역’의 대립구도에서 수도권 편에 섰던 전력에 대한 주민 반감을 누그러뜨려야 할 숙제가 있다.

■ 순천·곡성=이정현 또 당선될까? 분구가 변수 전남 순천·곡성은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재선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2014년 7·30 재보궐선거 당시 1988년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광주·전남에서 새누리당 후보로서는 26년 만에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최고위원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야권 후보가 오차 범위 내로 추격하는 모습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현재 더민주에선 서갑원 전 의원이 ‘리턴매치’를 벼르고 있고 비례대표인 김광진 의원과 노관규 전 순천시장도 도전장을 낸 상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주요 공약인) 의과대 유치 문제도 물 건너가는 등 이정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실세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힘들지 않겠냐”고 했다.

선거구 재획정 과정에서 순천·곡성이 나뉠 가능성이 있는 것도 변수다. 현재 순천이 단독 선거구가 되고, 곡성이 광양·구례와 합쳐지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구에서 곡성이 떨어져나갈 경우 곡성이 고향인 이 최고위원에겐 다소 불리할 수도 있다.

■ 수도권=결국 문재인과 안철수 대결 수도권은 곳곳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 더민주, 안철수신당, 기타 후보 간 연대 성사 여부에 따라 여야 승패가 출렁일 수밖에 없다. 야당 강세지역인 서울 관악을이 대표적인 ‘관심 대상’이다. 2015년 4·29 재보선에선 야권 표가 당시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로 나뉘면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27년 만에 관악을에 깃발을 꽂았다. 이번에도 더민주에선 정태호 후보, 무소속에선 안철수 의원과 가까운 박왕규 ‘더불어 사는 행복한 관악’ 이사장과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예정인 김희철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이 지역구에서 의원직을 잃은 이상규 전 의원도 출마를 고민중이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 덕양을에서도 야권 대선주자 ‘대리전’이 예고되고 있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문용식 지역위원장, 손학규계인 송두영 전 지역위원장, 안철수 의원의 측근인 이태규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 안희정 충남지사의 30년지기인 정재호 전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안철수의 사람’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수도권 지역이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유력 대권주자의 브랜드를 앞세운 것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보미 김남일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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