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중인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전 의원이 신당의 비전으로 ‘개발독재와 운동권 패러다임 극복’을 내세운 안철수 의원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의원은 30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의원은 1970년대, 80년대에 그렇게 열심히 사신 것 같지도 않던데, 어떻게 한꺼번에 (싸잡아) 진단하시는지 모르겠다”며 “선배 세대들을 부정하면서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려 해선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자신이 지금 이야기하는 비전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는 자세를 보이면, 국가적 지도자로서 좀 더 당당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꾸 옛날에 몸담았던 당을 자꾸 폄하하는 것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옛 새정치민주연합의 바뀐 당명인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안철수없당, 더불어터진당”이라며 비꼰 것을 겨냥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범야권 지지자들을 서로 갈라놓고 증오를 부추기는 그런 발언을 지도자라면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지러운 당내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조금씩 생각이 다르더라도 같이 가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사는 길은 없는지, 그런 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온라인 입당도 당에 애정이 있는 분들이 참여하는 것인데, 그것만 보고 우리가 더 단단하게 잘 가고 있다고 자위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호남권 의원들의 탈당 직후 “작아지더라도 단단해지겠다”고 한 문재인 대표의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문재인-안철수 갈등’ 국면에서 ‘문·안 동반 후퇴’와 ‘혁신비대위 구성’을 요구했던 중도파 중진들의 ‘통합모임’에서 활동했다. 학생운동권 출신이지만, 정치이념적으로는 안철수 의원과 가까운 중도 성향으로 분류돼왔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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