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진박 감별사’까지 활개…그들만의 놀이터 돼가는 총선

등록 2015-12-25 19:05수정 2015-12-28 10:32

jaewoogy@chol.com
jaewoogy@chol.com
진박들의 ‘진상정치’에 선거판 혼탁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원내·원외 인사들 사이에서 ‘진실한 박근혜계’임을 강조하는 ‘진박 마케팅’이 성행하면서 ‘진박 감별사’임을 자처하는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몸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출마 선언식이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하거나 몇초짜리 축하 영상메시지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까지 행차하는 예비후보자들이 줄을 잇는다.

예비후보자들이 도움을 얻고자 하는 단골 주인공은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다. 친박계 핵심 중 한 명인데다 최근까지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았으니 명실공히 ‘진박’인 셈이다. 이 때문에 예비후보들은 윤 의원에게 출마선언식 등에 쓸 영상메시지라도 받고자 애쓰고 있다. 최근 충청권의 한 예비후보자는 출판기념회에서 윤 의원의 축하동영상을 틀었다.

친박계 인사들이 우르르 몰려가 직접 ‘세 과시’를 하기도 한다. 지난 19일 홍문종 의원과 조원진 의원, 이장우 의원 등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나타났다. ‘대통령 뜻을 받잡아 유승민 응징’이라는 출마의 변을 들고나온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윤상현 의원은 축전으로 거들었다. 이 자리에서 조 의원은 “누가 진실한 사람인지 헷갈리실 테지만, 조(원진)가 (찾아)가는 후보가 진실한 사람”이라는 축사를 통해 ‘진박 감별사’ 자격증 소지자임을 내세웠다. 조 의원은 지난 7일 대구지역 토론회에서 “20대 총선 대구 출마 예상자 중 4~5명은 청와대와 교감 후 출마할 것으로 안다”며, 유승민계 의원들이 다수인 대구 초선 의원들을 겨냥해 ‘진박 감별 능력’을 과시했다.

‘진박 마케팅’ 낯뜨거운 열풍
조원진 “내가 찾아가는 후보가 진실”
윤상현, 예비후보들의 지지 요청 단골

홍문종, 친박후보 ‘꽃가마’ 태우고
‘인큐베이터 넣기’에 분주

민경욱은 대통령 행사장서 인증샷
‘유승민 연설’까지 표절해 눈총

같은 지역구에 출마 선언을 한 예비후보자들이 “진박 의원들의 출마 권유를 받았다”고 서로 주장하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진박 마케팅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경남 사천과 인천 송도의 대통령 지방 행사 일정에 청와대 참모였던 최상화 전 춘추관장과 민경욱 전 대변인이 대통령 바로 근처에서 얼굴을 비쳤는데, 박 대통령의 ‘노골적인 자기 사람 밀어주기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지역 현역 의원들이 참석하는 자리에 다른 예비후보자들을 제치고 이들만 ‘행사장 출입 비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통령 뒷줄에서 얼굴사진이 찍힌 민 전 대변인은 사흘 뒤인 24일,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며 찍어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연설문 일부 내용을 자신의 출마 선언문에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진박 마케팅 효과를 날려먹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도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진박으로 분류되는 총선 출마 예비후보자들을 “꽃가마”에 태우거나 “인큐베이터”에 집어넣는 데 바쁘다. 험지가 아닌 새누리당 꽃밭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하자는 주장인데, 대상자 중에는 18대 국회 비례대표에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맡았던 조윤선 전 장관을 포함시켜 당 안팎에서 “너무 심하다”는 말이 나온다.

표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의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김용태 서울시당위원장은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지역, 특정 인사들 사이에 진박 놀이가 벌어지고 있다. 당 전체, 특히 수도권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25일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에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의 ‘예스맨’임을 내세우는 것은 낯뜨거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