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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문, 정면돌파 행보 할수록…당 확장력 위축 ‘딜레마’

등록 2015-12-22 19:49수정 2015-12-23 03:0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가 22일 낮 국회에서 최근 온라인으로 가입한 신입당원들과 도시락 간담회를 열어 최연소 당원인 정소영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가 22일 낮 국회에서 최근 온라인으로 가입한 신입당원들과 도시락 간담회를 열어 최연소 당원인 정소영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결집·외연확장 과제
“문재인 대표의 세계에선 오직 ‘관성의 법칙’만 작동하는 것 같다.”

22일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립성향 재선의원은 최근의 당 내분 과정에서 문재인 대표가 취해온 행보를 이렇게 꼬집었다. 비주류 의원들의 ‘줄 탈당’이 예고되는 상황에서도 우직하게 ‘전진 스텝’만 밟는 문 대표의 당 운영 스타일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당이 흔들리니 당대표가 먼저 중심을 잡겠다는 선의는 이해하지만, 그럴수록 문 대표와 당의 확장력은 수축된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문 “신입당원 6만4천명
굉장한 숫자” 웃음짓지만
비주류쪽 “대부분 친노 성향”
되레 분당 원심력 키울수도

총선기획단장에 최재성 검토
문에 ‘매력적 카드’지만
“비주류에 잘못된 신호 준다”
주류쪽도 큰 반발

문 대표는 이날 국회 대표실에서 최근 온라인으로 가입한 신입당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6만4000명을 넘어선 온라인 신입당원 규모를 언급한 뒤 “이게 얼마나 굉장한 숫자인가 하면, 우리 당 권리당원 수가 25만명 정도다. 거의 4분의1에 가까운 숫자가 온라인으로 입당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최근의 ‘온라인 입당 러시’는 내분과 현역의원 탈당으로 침체된 새정치연합에서 위안이자 자랑거리다. 하지만 여기서도 당이 처한 딜레마가 여실히 드러난다. 비주류 쪽은 신규입당자 대부분이 ‘친노’ 성향의 ‘열성 장외 지지층’이라고 주장하며 “당원은 늘지만 당의 외연은 오히려 축소되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한다.

문 대표 쪽도 이런 측면을 부인하지 않는다. 문 대표 쪽 관계자는 “이른바 ‘중도’로의 세력확장이 아니라고 비판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당원은 원래 지지자 중에서 열성적인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런 응집력 강화 움직임이 분당의 원심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립성향의 핵심 당직자는 “새로 들어온 당원들이 언젠가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봐라. 당의 비주류는 자신들이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진다고 느낄 거다. 그러면 그들을 당에 붙들어 둘 유인 요인이 뭐가 있겠느냐”고 했다.

문 대표가 총선 전략과 기구 구성을 총괄할 총선기획단장에 ‘강성’ 최재성 총무본부장을 검토 중인 것도 마찬가지다. 문 대표에게 최재성 의원은 매력적인 카드다. 최 의원은 최근 총선 불출마 방침을 거듭 밝혀 ‘기득권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적다. 총선준비 실무를 총괄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장악력·돌파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재성 카드’에 대해 비주류는 물론 주류 쪽에서도 반발이 크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최 본부장은 잦은 강성 발언으로 안철수 의원 쪽과 빈번하게 충돌하고, 상황을 수습하려는 중진들 모임에 달려가 ‘당신들부터 물러나라’고 험악한 말을 해 산통을 깨놓지 않았나. 최 본부장은 당이 분당 위기에 이르게 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들은 지난주 “최 본부장을 총선기획단장에 임명하면 탈당을 망설이는 비주류 의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된다”며 반대 의사를 문 대표 쪽에 전달했지만, 아직까지 확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희 두문 정치전략연구소장은 “문 대표는 ‘정면돌파’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로 나타난 것은 ‘정면충돌’이다. 지금 필요한 건 지지층 결집과 친정체제 구축을 통한 ‘제압’과‘돌파’가 아니라, 인재영입 등 혁신의 성과를 두고 새누리당·안철수 신당과 경쟁하는 것”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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