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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새정치 분당 규모 가를 4인의 행보 ‘시선 집중’

등록 2015-12-14 19:40

안철수 탈당 이후

김한길 당분간 관망뒤 움직일듯
박영선 중재 무산에 안타까움 가득
김부겸 15일 ‘탈당사태’ 입장 밝힐 듯
손학규 구원등판론에도 꿈쩍않아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야권 재편의 폭과 방향을 가를 ‘키플레이어’ 4인의 선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안 의원과 함께 새정치연합의 ‘공동창업주’였던 김한길 의원, 지난해 김한길·안철수 체제 붕괴 뒤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을 지낸 박영선 의원, 대구 지역 총선을 통해 차세대 주자 등극을 노리는 김부겸 전 의원,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야권의 위기 상황과 맞물려 끊임없이 복귀설이 언급되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그들이다. 네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운명과 내년 총선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김한길 의원은 추가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수도권 비주류의 ‘실질적 수장’이다. 탈당한 안철수 의원은 물론 신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의원과도 두루 교분이 있다. 김 의원은 14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겠다. 제 거취 문제 뿐 아니라 선거를 앞둔 야권의 상황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야권 통합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내몰고 말았다”며 사실상의 ‘문재인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그가 문 대표의 선택을 지켜본 뒤 ‘행동’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문 대표가 ‘혁신 드라이브’를 앞세워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려 시도할 경우 문 대표 사퇴를 공식 요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의원 쪽 관계자는 “(김 의원은) 총선 참패를 피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동력을 보존하기 위해 새정치연합 뿐 아니라 야권 전체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탈당 등) 거취 문제도 그 고민 속에서 풀어나가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 주변에선 문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면 결국 탈당 수순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박영선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문-안 갈등’의 중재역을 자임했던 중간지대 의원모임 ‘통합행동’의 주축이었다. 이들의 행보가 주목받는 데는 문 대표와의 관계가 소원하지 않으면서 정치성향은 안 의원과 가까운 중도성향이란 점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행동에서도 두 사람의 강조점은 조금 달랐다. 박 의원이 ‘세대교체형 비대위’ 구성과 ‘통합 전당대회’ 개최를 강하게 주장한 반면, 김 전 의원은 ‘문재인·안철수를 포함한 비대위 구성’에 무게를 뒀다. 문 대표 거취와 관련해서도 박 의원은 ‘퇴진 불가피론’,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주도의 지도체제 개편론’ 쪽에 섰다.

안 의원 탈당 뒤 두 사람은 즉각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파란풍선 들고 무지개 쫓던 두사람/ 돌부리에 넘어졌네/ 풍선은 하늘높이 올라가고/ 보는 이의 마음만 허허롭네”라는 자작시를 올렸다. 누구 한 사람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보다 ‘중재자’로서의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이다. 김 의원은 15일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시점에 맞춰 안 의원 탈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안 의원 탈당을 막지 못한 문 대표에게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떤 입장을 내는 게 당의 미래에 유익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여론이 ‘혁신비대위’로 모이고 두 사람에게 참여 요청이 오면 적극 응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학규 전 대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당 일각의 ‘문재인 구원 등판론’이나 안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측근들은 손사래를 친다. 그와 가까운 한 수도권 의원은 “손학규는 지금 국면에서 변수가 될 수 없다. 가장 결정적 시기가 와야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총선을 전후해 ‘손학규 복귀 요청’이 거스를 수 없는 당내 여론으로 자리잡을 때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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