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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역사 전쟁” 김무성, 반독재 ‘YS계’ 이력에 제손으로 ‘먹칠’

등록 2015-10-18 20:09수정 2015-10-19 12:02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어디선가 걸려온 휴대전화를 받으려고 회의장을 나갔다가 들어오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어디선가 걸려온 휴대전화를 받으려고 회의장을 나갔다가 들어오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대한민국 국사학자 90%는 좌파”
교과서 국정화에 연일 극단 발언
옛 ‘상도동계’ 정치적 뿌리도 부정
학계 “학계 연구성과 재단해선 안돼”
“대한민국 국사학자 90%는 좌파” “좌파의 사슬” “악마의 발톱” “민중혁명 교육 의도” “김일성 주체사상을 학교에서 가르쳐”.

과거 ‘패배주의적 자학 사관을 극복하자’는 선에 머물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역사인식 발언이 연일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여당 대표로서의 책임 있는 공적 언어보다는 구체적 연구나 물증 없이, 증오에 가까운 편가르기식 발언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국사학자 90% 좌편향”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의 ‘여의도 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대표는 17일 당 중앙위원회 산악회 발대식에서도 “지금 대한민국 국사학자는 90% 좌파로 전환됐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꼭 이겨야만 하는 역사전쟁이 시작됐다”며 ‘결사항전’을 독려하고 나섰다. ‘교육=이념=전쟁’이라는 그의 인식은 “논리적으로는 좌편향 교과서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수정해 가르치는 게 맞지만 좌파의 사슬이 강해 어쩔 수 없이 국정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모순된 주장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의 ‘사학자 90% 좌파’ 발언은 지난 7일에 이어 두번째다. 자신의 기준으로 우파적 역사관을 지닌 나머지 10% 사학자들의 생각과 연구만이 옳으며, 따라서 이들만으로 국정교과서를 집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90%가 좌파라고 한다면 그건 좌파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학계의 실증적 연구 성과가 90%라는 것이다. 교과서에 쓰여 있는 내용 역시 학계의 일반적 통설이라는 것을 본인들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역사학계의 실증적 연구를 정치적 언어로 재단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 교수는 “자신들은 중립적인 양 학계의 연구 성과를 정치인이 나서서 좌우로 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의 정치적 뿌리가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던 세력과 닿아 있다는 점에서 극우적 시각에 기운 그의 역사인식은 유별나다. 그는 1980년대 중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와 손잡고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를 이끌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외곽조직인 민족문제연구소를 찾아가면서 정치인생을 시작했다. 최근 새로운 친일 행적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김 대표의 부친인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은 1960년 장면 정권에서 민주당 원내총무를 맡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로 정치인생을 접기도 했다.

김 대표는 18일 ‘올바른 역사 교과서’의 취지를 학부모들에게 호소하는 홍보영상도 촬영했다. 이를 앞세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론전에도 뛰어들 방침이라고 한다. 김 대표 쪽 관계자는 “김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서는 보수·극우 쪽 비판에도 좌고우면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 신념이 역사교과서 문제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자칭 ‘공산주의 감별사’ 고영주, 유신시절로 돌아가고 있는 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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