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새누리당 긴급정책토론회가 열린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업체 관계자가 불참한 채 토론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새누리당이 16일 오전 포털업체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띄우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네이버와 다음이 참석하지 않은 채 새누리당 주장에 동조하는 인사들로만 채워져 열띤 토론보다는 일방적인 ‘포털 성토’ 한목소리로 채워졌다.
국회에서 열린 ‘포털 뉴스의 오늘과 내일’ 토론회에는 김무성 대표과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 포털과 관련된 국회 상임위원회의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민식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과 신성범 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 등이 총출동했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포털이 ‘악마의 편집’을 통해 진실을 호도하고 왜곡·과장된 기사를 확대재생산함으로써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든다는 비판도 현존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포털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포털 공세’의 불씨가 된 ‘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 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쓴 최형우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부)도 토론자로 참석해 “범여권에 부정적인 기사가 다수였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다만 최 교수는 보고서의 오류 논란 지적을 의식한 듯 “이 분석으로 포털이 특정 정당에 편향적이다 말씀드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도 “포털 뉴스에 대해 20년 동안 편향적이고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다 적합한 지적”이라고 동의했다. 허 사무총장은 “포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인터넷에 주로 콘텐츠를 올리는 신생 인터넷매체들이 약간 정치적으로 진보로 편향돼 있고, 포털 이용자가 젊은층이 많다 보니 (포털 편집이) 진보로 기우는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포털에 대한 비판을 ‘정치적 편향성’에서 ‘언론 생태계 붕괴’로 옮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언론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포털의 수익모델은 언론계의 오래된 고민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를 맡은 한규섭 서울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새누리당이) 포털의 이념 편향성 문제로 몰고 가면 ‘언론자유에 대한 규제’ 프레임이 되기 때문에 그쪽(포털)에 유리하다”며 “포털이 여론 형성 과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수익모델로 계속 영업하면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마당에 더 이상 이런 유통구조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포털에 대한 공격을 ‘정치적 논쟁’에서 ‘경제적 영역’으로 옮기는 것이 우군을 넓게 형성해 실질적인 포털 압박에 더 유리하다는 정무적 판단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는 예정된 1시간30분을 채우지 못하고 1시간여 만에 마무리됐다.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처음에는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패널의 편향적 구성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느껴 (변경)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내일(17일) 회사 관계자의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출석을 하루 앞두고 특정 정당의 토론회에 간다는 것도 부담스러웠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서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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