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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종걸 ‘유신 연상’ 발언에…문재인, 최고위회의 불참

등록 2015-09-14 11:46수정 2015-09-14 12:06

문재인 대표가 빠진 가운데 14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이 회의 시작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표가 빠진 가운데 14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이 회의 시작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내대표, 회의 뒤 문 대표 찾아 ‘비공개 사과’
당 일각선 “비공개 사과로 끝날 일 아니다” 격앙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재신임’ 투표 제안에 대한 당내 반발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날 이종걸 원내대표가 재신임 투표 요구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유신을 떠오르게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의 최고위원회는 이날 오전 예정보다 10분 늦은 8시10분께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송찬욱 새정치연합 총무부본부장은 “문 대표가 교통 정체 때문에 늦어진다”며 “문 대표가 올 때까지 주승용 최고위원이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5분 뒤 도착한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회의실로 가지 않고, 곧장 회의실 옆 당 대표실로 향했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최고위 안에서 재신임과 관련된 이러저러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특히 이 원내대표가 전날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요구가 ‘유신’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금도를 넘어도 너무 넘어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얼굴을 보고 회의를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사실상 이 원내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항의성 회의 불참이란 해석이다.

이날 문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최고위원회 회의에선 오영식 최고위원이 이 원내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을 비판하며 “진심으로 문 대표에게 사과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요구했다. 오 최고위원은 “혁신이 힘들고 어럽지만 인내심을 갖고 합의점을 찾고 있는데, (이 원내대표가) 부적절한 언사로 논란을 증폭시켰다”며 “원내대표는 국감에 집중하겠다고 말한 것이지만, 표현과 언사는 진위 여부를 떠나 매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이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주 최고위원과 함께 당 대표실로 건너가 문 대표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 대표와의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이 원내대표는 “저의 진의와 다른 표현으로 인해 (뜻이) 잘못 전달된 점에 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도 “이 원내대표가 문 대표에게 개인적으로 사과를 했고, 문 대표도 받아들였다”며 “그 부분은 더이상 얘기하지 않기로 하겠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회의실을 나서 국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회의실을 나서 국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문 대표 쪽 등 당내 일각에선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비공개’ 사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격앙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이 원내대표가 원내 사안을 챙기는 원내대표로서 제 역할을 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사실상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당내 비주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 원내대표도 재신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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