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에 힘 실어주고
중진 용퇴 압박 포석’ 당내 해석
이해찬쪽 “예의지켜야” 불쾌감
중진 용퇴 압박 포석’ 당내 해석
이해찬쪽 “예의지켜야” 불쾌감
최인호(49)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이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내 친노 그룹의 ‘좌장’ 격인 이해찬 전 총리에게 총선 불출마 선언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사하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위원은 ‘원조 친노’로 불리는 ‘부산파’의 핵심 인물이자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최 위원의 ‘1인 거사’를 두고 당내 중진들의 ‘동반 용퇴’를 압박하며, 전날 ‘재신임 승부수’를 던진 문재인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 위원은 이날 회견에서 “고질적 계파싸움으로 당은 국민들로부터 ‘철저한 버림’을 받을 상황에 처해 있다. 위기의 근원인 친노와 비노의 싸움을 종식시킬 계기를 만들기 위해 친노의 제일 큰 어른인 이 전 총리께서 백의종군하겠다는 선언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백의종군’의 의미에 대해 최 위원은 “불출마 선언이 될 수도 있다”며 “이 전 총리가 여러 진지한 고민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 쪽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측근 의원은 “아무리 목적이 정당해도,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별로 (답변할) 의견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혁신위는 ‘최 위원의 개인행동’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혁신위가 애초 활동기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등 친노 다선 의원들과 비주류 쪽 중진들의 ‘동반 용퇴’를 촉구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점을 고려하면, 최 위원의 행동에 대해 ‘묵인’했을 것이란 게 당 일각의 관측이다.
이에 대해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단기적으로는 친노의 ‘자기 혁신’ 의지를 부각시켜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비주류를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장기적으로는 김한길·박지원 등 비주류 중진들의 불출마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정지 작업이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최 위원의 행동을 ‘문재인 구하기’라고 깎아내리는 평도 있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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