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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문재인, 주류 일부까지 ‘비대위·조기 전대론’ 번지자 승부수

등록 2015-09-09 21:19수정 2015-09-09 22:18

문재인 ‘재신임 카드’ 왜 나왔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재신임 카드’를 꺼내든 것은 당내에서 분출되기 시작한 ‘조기사퇴론’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라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혁신안에 대한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총선 참패 위기감이 커지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거나, 전당대회를 새로 치르자는 주장이 비주류는 물론 주류 진영 내부에서도 확산되자 문 대표로선 국면 전환의 계기가 절실했다는 얘기다.

이날 문 대표는 자신의 진퇴 문제를 혁신안의 중앙위원회 통과 여부에 연계시키는 동시에, 별도의 재신임 투표를 실시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16일로 예정된 중앙위원회에서 혁신안이 통과되더라도 퇴진 압력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엔 ‘범주류’로 분류되는 정세균 상임고문조차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총선을 치르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범주류 정세균 상임고문조차
“문재인, 살신성인 대결단 해야”
비주류 “총선 공멸 위기” 압박 계속
당내 갈등 한동안 격화 전망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대표직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대표직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정 고문은 이날 <한겨레>와 만난 자리에서 “어정쩡한 미봉책으로는 당의 위기를 수습하기 어렵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이날 문 대표 회견 직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입장문을 돌려 “문재인 대표 등 지도부가 야권 전체의 단결과 통합, 혁신의 대전환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결단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 잘잘못을 따지기엔 너무나 절박하고 시간이 없다”고 말해 사실상 문 대표의 거취 정리를 요구했다.

비주류 쪽은 문 대표의 재신임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거취 압박을 늦추지 않을 태세다. 비주류 쪽의 수도권 재선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열고 문 대표가 재출마해 당원과 국민 판단을 받으면 된다. 굳이 별도의 재신임 절차를 밟겠다는 것은 꼼수”라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수도권의 ‘486’ 재선 의원은 “문 대표가 선제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은 평가할 만하다. 성에 안 차도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했다.

당 안팎의 관심은 문 대표의 승부수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로 모아진다. 당내에선 1차 관문인 혁신안의 16일 중앙위 통과는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호남권 중진 의원은 “논란이 됐던 ‘100% 국민공천안’ 외에 당원 참여를 보장한 ‘7 대 3 혼합안’까지 나왔으니 첨예한 쟁점은 사라졌다”며 “다만 별도의 재신임 절차를 어떻게 밟을 것인지를 두고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임 투표 방법으로는 지난해 4월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 당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해 실시한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새정치연합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권리당원 투표 50%를 반영한 조사 방법을 택했다. 당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절차에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넣은 것은 문 대표에게 우호적인 장외 친노세력의 조직적 지원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혁신위와 문 대표를 향해 각을 세워온 안철수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대표의 거취를 물으려면 당원들에게 물어야지 왜 국민에게 묻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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