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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철수 “당 혁신, 실패했다”…문재인 대표에 직격탄 공세

등록 2015-09-02 19:52수정 2015-09-02 23:33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연 ‘공정성장론’ 중간보고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박원순 시장,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장하성 고려대 교수, 박원암 홍익대 교수, 이근 서울대 교수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연 ‘공정성장론’ 중간보고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박원순 시장,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장하성 고려대 교수, 박원암 홍익대 교수, 이근 서울대 교수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혁신안 국민 관심 거의 없다”
비리 미온적 대응 지적도
비주류쪽 교감 아래 발언한 듯
문 정면돌파 태세
“신당·분당 성공하지 못한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일 “당 혁신안에 대해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는 거의 없다”며 막바지에 이른 당 혁신위원회 활동을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그간 일부 비주류 의원들이 혁신위 활동의 ‘편파성’ 등을 문제삼긴 했지만, 안 의원처럼 직전 당대표를 지낸 중량감 있는 인사가 혁신안을 공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문재인 대표가 전날 광주·전남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나만큼 총선 승리가 절박한 사람은 없다”며 ‘조기퇴진론’을 일축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안 의원의 발언을 두고, 당내에선 8월 당직 개편 이후 내연하던 ‘위기설’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 의원은 이날 전북 전주에서 벌인 공정성장 토론회의 모두발언에서 “혁신위를 통해 당은 변화를 보여줬어야 하는데, 지금 야당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국민이 변하지 않았다고 느낀다면 지금까지 당의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이날 당 혁신에 대해 ‘실패’ 판정을 내리면서 문재인 대표에게 ‘진퇴 결단’을 압박한 모양새가 됐다. 문 대표는 혁신위 출범 직후부터 “혁신의 성공 여부에 정치적 운명을 걸겠다”고 거듭 공언해왔다.

문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안 의원은 △정치적 대결주의 등 ‘낡은 진보’ 청산 △당의 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을 ‘혁신의 3대 방향’으로 제안하면서 “비리에 대해 당내 온정주의나 적당주의는 뿌리뽑아야 한다. 약자들 가슴에 분노와 상처를 남기는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불법자금 수수로 대법원 유죄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와 딸 채용청탁 논란에 휘말린 ‘친노계’ 윤후덕 의원에 대해 문 대표 쪽이 보인 온정적 태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또 “야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며 “당의 일대 변화와 쇄신을 가져올 수 있는 ‘정풍운동’이나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야당 바로 세우기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 쪽 핵심 관계자는 “문 대표 쪽에서 이날 제안에 대해 반응을 내놓지 않으면, 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안 의원 본인이 총대를 메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안 의원의 발언을 두고 당내에선 비주류 쪽과 일정한 교감 아래 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발언은 “(총선 승리를 위해) 더 큰 변화, 더 큰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김한길 의원의 전날 발언이나, “(당내 통합) 노력을 해보고 정말 도저히 안 된다고 생각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박영선 의원의 이날 라디오 인터뷰 발언과 별 차이가 없다.

문 대표는 비주류의 공세를 정면돌파할 태세다. 문 대표는 전날 광주·전남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승리에 제 정치생명이 걸려 있다. 내년 총선 승리에 대해 저만큼 절박한 사람이 있겠냐”며 ‘조기퇴진론’을 일축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신당론에 대해서도 “자신의 정치를 위해서 당을 흔들고 지지를 무너뜨리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 신당·분당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혁신위는 3일 최고위원회 폐지 이후 당 지도체제 구성 방안 등을 담은 9차 혁신안을 발표한다. 공천 혁신과 관련된 10차 혁신안은 이달 중순 발표된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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