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가운데)이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위원들과 함께 8차 혁신안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물갈이 본격 신호탄
‘의원 평가기준’ 공개발표
“평가위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
여론조사 등 5개항목으로 산출
여당 지난 총선 25% 교체보다 낮아
당내 반발 의식 ‘타협책’
의원들 대놓고 반박 못하고 끙끙
‘의원 평가기준’ 공개발표
“평가위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
여론조사 등 5개항목으로 산출
여당 지난 총선 25% 교체보다 낮아
당내 반발 의식 ‘타협책’
의원들 대놓고 반박 못하고 끙끙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혁신위원회가 현역 의원을 평가해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을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하자고 제안했다. 20대 총선 8개월을 앞두고 혁신위가 현역의원 ‘물갈이’에 조기 시동을 걸자, 의원들 사이에선 인위적 물갈이 방침에 불안한 기색이 감지됐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총선 공천 때부터 활용하게 될 현역의원 평가 기준을 공개했다. 외부인사로 꾸려진 15인 이내의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지지도 여론조사(35%)와 의정활동·공약이행평가(35%), 다면평가(10%), 선거기여도 평가(10%), 지역구 활동 평가(10%) 등 5개 항목을 토대로 교체지수를 산출해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인사나 분열·갈등 조장, 막말 행위에 대해선 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공천시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현역의원 대폭 물갈이 필요성을 시사했던 혁신위가 현역의원 교체비율을 지난 2012년 총선 때의 새누리당(25%)보다 낮은 수준인 ‘20%’로 규정한 것은 당내 반발을 일정 정도 의식한 타협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혁신위 관계자는 “후보 검증, 심사과정에서 재차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물갈이 비율은 20%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물갈이 작업이 점점 구체화되면서 당은 술렁였다. 전병헌 최고위원이 “(교체비율) 20% 정도면 국민의 새로운 피 수혈 요구와 당의 안정성 사이에서 적절하게 밸런스를 잡은 것 같다”고 말하는 등 당 주류 쪽에서는 시스템 공천의 주춧돌을 놓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비주류 쪽에선 벌써부터 ‘공정한 평가가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평가위를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하고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대표가 임명하도록 한 방안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거는 당에서 치르지, 당외 인사들이 치르지 않는다”며 “평가위 구성은 전원 외부인사보다는 당내 인사도 포함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당 합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은 “평가위원장을 당대표가 임명하면 어떤 사람이 오게 될지 불 보듯 뻔한 게 아니냐”며 “친노계파를 청산하라고 했더니 혁신위가 오히려 친노계파를 보호하는 사이비 혁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애 이승준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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