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상정 정의당 새 대표
심상정 정의당 신임대표(왼쪽)와 천호선 전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 이·취임식에서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집회장 아닌 동네주점·야구장서 당원 만날 것 새정치·천정배 세력과
오직 혁신으로 경쟁하겠다 오랫동안 진보정당 참여했던 분들
그들의 지지 회복하는 게 절실 독일식 비례대표제는 문재인 공약
왜 당론으로 결정하지 못하나 -예상을 깨고 결선투표에서 노회찬 전 의원을 꺾었다. “총선을 앞두고 노회찬·심상정을 어떻게 써먹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를 두고 당원들이 전략적 선택을 했다.”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었다. 일각에선 ‘아직도 노회찬·심상정이냐’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백기완·권영길의 시대가 있었다. 나로선 선출직 당대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니 ‘아직도 심상정이냐’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이제’ 심상정이다.”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이 ‘조성주 돌풍’으로 표출됐던 것 아닌가? “어느 나라 진보정당사를 봐도 새 인물이 쉽게 만들어진 적은 없다. 영국이나 스웨덴, 독일의 경우 한 사람이 10년, 20년씩 당대표를 하면서 당의 기초를 견고하게 만든 뒤에야 젊은 리더들이 등장했다.” -정당 혁신을 약속했다. 무엇을 어떻게 혁신하겠다는 것인가? “원내와 원외, 당내 정파들이 따로 움직이는 정당이 아니라, ‘팀 정의당’을 만들겠다는 거다. 여기에 대안권력으로서 능력을 키우기 위해 예비내각제를 도입할 생각이다.” -‘시민정당’으로 당을 일신하겠다고 했는데? “당원들이 만나는 장소가 집회나 피케팅하는 데가 아니라 동네 주점, 낚시터, 야구장 같은 곳이어야 한다. 당원들의 삶에 스며드는 정치공동체. 그게 넓은 정당, 더 큰 정당으로 가는 길이다.” -새정치연합발 야권 재편이 본격화하면 정의당도 휘말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야권의 지형변화 가능성은 항상 주시하고 있다. 당내 이념 지향이 복잡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 당원들은 양당제를 넘어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고한 분들이다.” -당원 수는 과거 민주노동당은 물론 진보신당 초창기보다 적다. “오랫동안 진보정당에 참여하고 지지했던 많은 분들이 아직 정의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진보 대결집을 통해 그들의 지지를 회복하는 게 절실하다.” -의원 정수와 비례대표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거대 양당은 소극적이다. “새누리당은 그렇다 치고, 새정치연합까지 그러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독일식 비례대표제는 문재인 대표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왜 당론으로 결정하지 못하나. 제1야당의 기득권에 안주하며 추진하는 내부 혁신은 성공할 수 없다.” -‘야권 텃밭’이라는 호남에서 과거 민노당이나 통합진보당에 견줘 당세가 취약하다. “진보 결집을 통해 세력을 모으고 호남이 요구하는 혁신 프로그램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 상황은 달라질 거다. 오직 혁신으로 새정치연합, 천정배 세력과 경쟁하겠다.” -천정배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은 없나? “언론은 자꾸 천 의원과 엮으려고 하는데, 원론만 밝히겠다. 혁신의 방향이 같다면 연대를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지역당 같은 퇴행적 접근이라면 곤란하다.” -선거법 개정이 무산될 경우 독자생존이 가능한가? “야권연대가 옳으니 그르니 하는 논쟁은 소모적이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연합정치는 보편적 현상이다. 다만 연합정치가 성공하려면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모두 강하고 매력적인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 -진보 대결집에 대해선 낙관하나? “노동당 통합파의 움직임을 눈여겨보고 있다. 통합을 위해 탈당까지 감수하겠다는 결단이라면 합치는 게 무엇이 어렵겠나.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각 진보세력들이 고려할 것으로 본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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