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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유승민 ‘사퇴는 있어도 자진사퇴는 없다’

등록 2015-07-07 20:09수정 2015-07-08 13:11

자신의 거취를 논의할 의원총회를 하루 앞두고 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가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시계를 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자신의 거취를 논의할 의원총회를 하루 앞두고 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가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시계를 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유, 의총 가려는 이유
“의원들이 뽑았으니 나갈때도…”
대통령·친박에 굴복 않겠다 의지
친박은 “피해자 이미지 띄우기”

의총 전망은
사실상 유승민 사퇴수순 결론
“표 대결은 최대한 막아야” 공감대
유, 의총 뒤 ‘사퇴의 변’도 주목

새누리당 지도부가 8일 의원총회를 열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정하기로 7일 뜻을 모으면서 유 원내대표는 사실상 사퇴 수순을 밟게 됐다. 유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당내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의 일방적인 사퇴 압박을 온몸으로 거부하며 “의원들의 투표로 뽑힌 만큼 의원들의 결정에 의해서만 물러날 수 있다”고 버티자, 당 지도부가 초강수를 들고나온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소집을 결정한 최고위원회에서 먼저 나오면서 “의원들의 선택을 받은 자리인 만큼 의원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의총 결정 전에 먼저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는 자신을 사실상 ‘배신자’로 규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6·25 발언’ 이후, 줄곧 의원들의 손으로 뽑힌 원내대표인 만큼 ‘정치적 운명’도 동료 의원들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지켜왔다. 유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여당 의원들의 선거로 뽑힌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나가라고 한다고, 친박들이 나가라고 한다고 나가는 것이 맞느냐”며 “의원들이 나가라고 하면 모를까, 자진 사퇴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유 원내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도 “유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로부터 이미 재신임을 받았는데, 자진 사퇴는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 원칙에 반하는 ‘복지를 위한 증세’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밝힌 것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 요구 등 청와대와 반대되는 뜻을 계속 표명해온 것도 이런 본인의 ‘원칙’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결국 ‘의총에서 거취 결정’은 유 원내대표의 소신이자 원칙이기도 한 셈이다.

반면, 친박들은 유 원내대표가 의총까지 가려는 이유는 박 대통령과 친박들에 의해 원내대표직에서 ‘끌려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한 충청권 친박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최대한 이번 사태의 피해자인 것처럼 비치기 위해 철저하게 배척당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 같다”며 “박 대통령과 맞서다가 ‘찍어내기’ 당한 정치인으로의 모습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8대 국회의원 당시 ‘세종시 수정안 반대’ 등으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섰던 것처럼, ‘절대 권력’ 앞에서도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차세대’의 이미지를 얻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안건 이름대로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에 관한 논의의 건’을 다루기 위한 의총이 열리면, 의총에서 나온 다수 의견을 당 지도부가 유 원내대표에게 전달하는 형식을 빌려 사퇴를 권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다수의 분위기가 ‘유승민 사퇴’ 쪽으로 기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물론, 당내 다수도 유 원내대표의 퇴진에 대한 찬반 표대결은 피하려는 분위기다.

유 원내대표 쪽 일부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의총이 끝난 뒤 입장 발표를 통해 최근 당·청 갈등을 비롯한 여권 내 상황, 정치권 전반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면서 그동안 자제해온 심경을 토로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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