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이 자제 요청을 따르지 않고 거듭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하자 회의 종료를 선언하며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무성 대표 자제 요청에도 거듭 “유승민 사퇴”
연평해전 희생을 ‘개죽음’ 비유해 물의 빚기도
연평해전 희생을 ‘개죽음’ 비유해 물의 빚기도
“지금, 하… 당 지도부 정도가 되면, 아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2일, 최고위원회의가 파행되도록 빌미를 제공한 김태호 최고위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서다.
김태호 최고위원의 돌출행동으로 여당 지도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면서 연일 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이 깊지 않지만, 최근 유 원내대표 사퇴 촉구에 ‘친박’들보다 더 앞장서고 있다. 파행이 된 이날 회의에서도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그만하라’며 만류했고, ‘박 대통령의 입’이었던 이정현 최고위원도 아무 말 없이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런 행보에 ‘친박계’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김 최고위원의 돌출행동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29일 경기도 평택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르스 극복과 연평해전과 관련 내용을 논의해 달라는 김무성 대표의 당부도 무시한 채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해, 메르스 대책 논의를 위해 참석한 평택시 관계자들이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회의가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이날 연평해전 전사 장병들의 희생을 두고 ‘개죽음’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0월에는 김무성 대표의 ‘개헌 봇물’ 발언에 “대통령께 염장을 지른 것”이라고 비난하며 뜬금없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같은 해 7월에는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공무원 영결식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어 유족들에게 사과한 일도 있었다.
거친 말로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논의를 비판하며 ‘홍어×’이라는 원색적 표현을 써 빈축을 샀다.
김 최고위원은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최연소 총리 후보자’로 발탁됐지만,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등에 대한 거짓 해명이 속속 드러나 인사청문회 도중 낙마한 바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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