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장악하려는 대통령 욕심이 국정 망치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안철수 의원 기자회견문 전문
국회법개정안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한 입장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에 국가와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안전과 생명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에 무능으로 일관했고, 강력한 초동대처와 리더십을 요구하는 국회의 목소리에 침묵했습니다.
깨끗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총리가 시작한 부패청산 과정에 제일 먼저 대통령의 최측근 등 여권 8인의 불법정치자금 수수의혹이 불거졌음에도, 이들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급기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입법권을 부정한 채,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고 말았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무관심, 부패한 측근 보호는 국회법개정안에 대한 거부로 이어졌습니다. 국민들께 가장 중요한 일인 메르스 사태 수습에는 남의 일처럼 무관심했던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한 일에는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헌법과 어긋나는 법률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법률 취지에 맞지 않는 시행령도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시행령 수정 요구는 국민의 대표로 국회에 주어진 고유한 권한입니다. 너무나 당연하기에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의원 시절에 두 개의 국회법 개정안에 서명한 것 아니겠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소신이 바뀐 이유를 먼저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합니다. 지도자는 자리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꿔서는 안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일관된 불통과 독선적 국정운영의 결과인 국회법 개정안의 거부는 국회에 대한 거부이며 국민에 대한 거부입니다.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집권당의 당청갈등이 도를 넘어서 국정운영에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여당을 장악하고, 나아가서 국회를 장악하려는 대통령의 정치적 욕심이 국정을 망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오직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문제에만 집중할 것을 요구합니다. 당파를 초월한 국정운영이 필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당 그리고 국회와 싸우지 말고 가뭄·메르스와 싸우십시오.
둘째, 국회의장과 동료의원들은 국회법개정안 재의결 추진을 통해 대통령으로부터 훼손될 위기에 처한 국회와 국민 구하기에 앞장 서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국민들께서는 대통령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 그리고 민생문제 해결에 힘써 달라는 국회의 요구에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국민들께서 거부권을 행사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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