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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세대간 도적질’ 발언 비판에 문형표 “내가 뭘 잘못했나” 뻔뻔

등록 2015-05-27 19:37수정 2015-05-27 22:12

여당도 ‘새 논란 만들지 말라’ 지적하자
“어감 안 좋았다” 마지못해 자세 낮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을) ‘세대간 도적질’이라고 한 표현이 아직도 적절하다고 보시는 것인가.”(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제가 무엇을 잘못 말했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2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현안보고를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한 문형표 장관은 자신의 연금 관련 발언이 공무원연금법 처리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뻣뻣함’을 고수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 주장에 대해서도 “(사퇴 요구 배경이 뭔지) 정확히 이해하진 못하고 있다”, “근거 없는 이야기를 드린 것도 아니다” 등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가는 것을 감지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새로운 논란을 만들지 말고 오해가 있다면 잘 설명하라”고 중재에 나선 뒤에야 문 장관은 “어감이 안 좋은 부분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주의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마지못해 자세를 낮췄다.

새정치연합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의 선결조건으로 문 장관의 거취 정리를 요구했던 것도 ‘연금 정국’에서 그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보여준 이런 태도에서 비롯된 강한 불신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연금 개편 실무기구가 합의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와 관련해 문 장관이 ‘보험료 폭탄’, ‘세대간 도적질’ 등 격한 표현을 동원해 반대한 것이 4월 국회에서 마무리될 수 있었던 연금 합의가 한달 가까이 표류하게 된 결정적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한 문 장관은 “소득대체율을 10%포인트 올리면 보험료가 2배로 뛴다는 일방적 자료를 복지부가 낸 것은 ‘공포 마케팅’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오히려 보험료를 1%포인트만 올리면 된다는 야당 주장이야말로 ‘은폐 마케팅’”이라 역공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 때문에 일부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안종범 수석, 새누리당의 김현숙 의원과 함께 문 장관을 ‘공적연금 강화를 막는 당·정·청 3인방’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국회 연금개혁특위에 참여했던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공무원연금 개편 지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은 중간 메신저에 불과하다. 연금 논의 표류의 주범인 문 장관의 책임을 어떻게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결국 “연금 관련 발언에 대한 문 장관의 적절한 유감 표명과, 앞으로 진행될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기구 논의 과정에 방해가 되는 언행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문 장관이 밝히도록 하겠다”는 절충안을 내 가까스로 파행을 피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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