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를 업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2007년 이후 선거 연전연승 비결은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30일 국회의원 4석 가운데 3곳을 석권한 전날 재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선거는 역시 우리가 잘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사상 초유의 악재 속에서도 압승을 거뒀으니 그럴 만도 하다. 새누리당은 최근 연이은 주요 선거에서 내리 승리를 거뒀다. “새누리당은 선거의 귀신”이라는 말은 틀리지 않아 보인다.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을 탈환한 이후 새누리당은 2012년 4월 총선과 그해 12월 대선, 뒤이은 재보선에서 연전연승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네 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 성적은 전체 24석 가운데 18석 압승이다. 매번 여당에 불리한 정치·사회적 상황이었지만 너끈히 돌파했다. 고질적인 야권의 분열과 전략 미숙 등 ‘상대방의 자충수’에 힘입은 바 크지만, 새누리당 자체의 승리 기질과 전략이 작동한 결과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겪으며
“절대로 지면 안된다” 일체감
‘새줌마’ 캠페인 등 선거 기획
위부터 아래까지 일사불란 실행 ‘선거공학’ 지침대로
지형 불리하면 이슈 물타고
차별화·변화 과감하게 새누리당의 가장 큰 강점은 ‘결집 본능’과 ‘팔로어십’(지도자를 따르는 규율)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평소 내부에서 싸우더라도 선거 때는 일단 뭉쳐서 이기고 봐야 한다는 디엔에이가 새누리당 사람들에게 확실히 새겨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 친박-친이, 주류-비주류로 나뉘어 마찰을 빚다가도 선거 때만 되면 일제히 총구를 밖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공화당 시절부터 장기집권을 해오다가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간의 뼈아픈 야당 경험이 “절대로 져선 안 된다”는 일체감을 줬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우리 당 의원들이 대부분 제도권에서 승승장구해온 모범생들이어서, 속으로는 맘에 안 들지언정 지도부 요구대로 한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 사무처에서 ‘새줌마’(새누리+아줌마) 캠페인 등 선거 기획을 짜서 올리면 당대표와 후보자들 모두 시나리오대로 이를 실행한다”며 “이런 게 새누리당의 힘”이라고 말했다. 승리를 위한 끊임없는 차별화와 변신도 강점이다.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대표 사례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 말기의 ‘반이명박 정서’로 새누리당으로서는 매우 불리한 지형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2011년 말부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려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하고, 김종인·이상돈·이준석 등을 비대위원으로 영입해 파격적 쇄신을 시도했다.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 색깔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꾼 것도 이때다. 정책에서도 경제민주화라는 야권 의제를 선점해 선거를 주도했다. 선거 전략과 캠페인 측면에서도 야당을 압도해왔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4월16일) 직후에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세요”라는 푯말을 내걸고 읍소 전략을 폈다. 당시 당내에서도 “유치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많은 의원들이 ‘하라는 대로 했고’, 이는 최소한 박 대통령 지지층의 결집에 힘을 보탰다.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경기도와 인천시를 포함한 8곳을 건지며 선방했다. 같은 해 7·30 국회의원 재보선도 읍소와 지역일꾼론으로 11 대 4로 완승했다. 이때 김무성 대표는 반바지 차림에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파격적인 유세로 시선을 끌었다. 성완종 사태가 휘몰아친 이번 4·29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에서의 성완종 특별사면이라는, 본질과 무관한 이슈로 끊임없이 ‘물타기’ 전략을 구사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치졸하지만 선거는 이겨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원내와 당 사무처, 전국의 조직은 선거전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했다. 당 관계자는 “특히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의 경우, 공화당·민정당을 거쳐 내려오며 전국에 깔린 조직의 힘을 무시 못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절대로 지면 안된다” 일체감
‘새줌마’ 캠페인 등 선거 기획
위부터 아래까지 일사불란 실행 ‘선거공학’ 지침대로
지형 불리하면 이슈 물타고
차별화·변화 과감하게 새누리당의 가장 큰 강점은 ‘결집 본능’과 ‘팔로어십’(지도자를 따르는 규율)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평소 내부에서 싸우더라도 선거 때는 일단 뭉쳐서 이기고 봐야 한다는 디엔에이가 새누리당 사람들에게 확실히 새겨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 친박-친이, 주류-비주류로 나뉘어 마찰을 빚다가도 선거 때만 되면 일제히 총구를 밖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공화당 시절부터 장기집권을 해오다가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간의 뼈아픈 야당 경험이 “절대로 져선 안 된다”는 일체감을 줬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우리 당 의원들이 대부분 제도권에서 승승장구해온 모범생들이어서, 속으로는 맘에 안 들지언정 지도부 요구대로 한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 사무처에서 ‘새줌마’(새누리+아줌마) 캠페인 등 선거 기획을 짜서 올리면 당대표와 후보자들 모두 시나리오대로 이를 실행한다”며 “이런 게 새누리당의 힘”이라고 말했다. 승리를 위한 끊임없는 차별화와 변신도 강점이다.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대표 사례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 말기의 ‘반이명박 정서’로 새누리당으로서는 매우 불리한 지형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2011년 말부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려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하고, 김종인·이상돈·이준석 등을 비대위원으로 영입해 파격적 쇄신을 시도했다.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 색깔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꾼 것도 이때다. 정책에서도 경제민주화라는 야권 의제를 선점해 선거를 주도했다. 선거 전략과 캠페인 측면에서도 야당을 압도해왔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4월16일) 직후에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세요”라는 푯말을 내걸고 읍소 전략을 폈다. 당시 당내에서도 “유치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많은 의원들이 ‘하라는 대로 했고’, 이는 최소한 박 대통령 지지층의 결집에 힘을 보탰다.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경기도와 인천시를 포함한 8곳을 건지며 선방했다. 같은 해 7·30 국회의원 재보선도 읍소와 지역일꾼론으로 11 대 4로 완승했다. 이때 김무성 대표는 반바지 차림에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파격적인 유세로 시선을 끌었다. 성완종 사태가 휘몰아친 이번 4·29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에서의 성완종 특별사면이라는, 본질과 무관한 이슈로 끊임없이 ‘물타기’ 전략을 구사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치졸하지만 선거는 이겨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원내와 당 사무처, 전국의 조직은 선거전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했다. 당 관계자는 “특히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의 경우, 공화당·민정당을 거쳐 내려오며 전국에 깔린 조직의 힘을 무시 못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이슈4·29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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